배우마다 연기 스타일은 각기 다르다. 작품을 철저하게 분석해 연기하는 스타일이 있고 캐릭터에 동화되거나 상대 배우에 맞춰 변하는 스타일이 있다.
현재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주인공 김래원에게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 연구 방법을 들었다.
# 밝은 모습의 캐릭터들 부담이 되지 않을까?
김래원은 그동안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옥탑방 고양이’, ‘식객’ 등에서 주로 밝은 모습의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물론 그동안 밝은 캐릭터만을 연기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느끼는 김래원의 이미지는 ‘밝음’이다.
“저는 기본적으로 감수성이 밝은 쪽이라 그동안 위트 있고 재미있는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문화도 바뀌고 시청자들의 취향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전 밝은 모습의 캐릭터로 비춰진다는 것은 저만의 히든카드라고 생각하죠. 지금 맡은 ‘천일의 약속’의 지형이라는 캐릭터는 전체적으로 다운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선함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천일의 약속’은 슬픈 멜로 드라마여서 그가 준비한 히든카드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연기는 그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 할 만 하다.
# 캐릭터를 소화해 내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
“저는 캐릭터가 주어지면 그 캐릭터에 완전 몰입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화 동화돼 버리는 스타일이죠. 그 덕분에 캐릭터의 분위기가 일상 생활에까지 이어져 본래의 김래원의 모습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요. 감정에 몰입된 상태가 깊어 헤쳐 나오기가 힘들어요”
실제로 그는 2006년 영화 ‘해바라기’에서 겉은 거친 인생 속 희망을 가지고 살고 싶어하는 오태식 역을 맡은 바 있다. 영화에서 그는 끝내 그 희망을 이루지 못하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다.
“그는 ‘해바라기’ 촬영 내내 오태식 이라는 인물이 되기 위해 작품 내에서는 물론이고 일상 생황에서도 오태식이라는 인물로 살았었죠. 덕분에 오태식의 감정에 푹 빠져 본래의 김래원으로 돌아오기까지 몇 달이 걸렸어요”
김래원은 캐릭터 연구를 할 때 대본을 넘겨가며 여러 번 읽는 것보다 머릿속에 그 상황과 대사를 생각해 보는 편이다. 심지어는 자다가도 일어나 생각을 정리할 때도 있다. 그는 상대 배우의 대본까지 외우는 등 작품에 대한 열의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형이라는 캐릭터는 감정이 과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자주 하죠. 아무 일도 아닌 듯 연기해야 캐릭터가 살 것 같아요”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에는 극중 캐릭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슬프고도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줄 지형의 모습이 김래원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 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