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낭떠러지 위험” 경고
우파연정 존립도 갈림길
개혁안 부결땐 사임 불가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사임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유로 출범 이후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는 이탈리아 국채 부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유로존 재정위기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일(이하 현지시간) 한때 6.68%까지 치솟았다. 이는 유로 출범 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유로 채권시장 가늠자인 독일 국채(분트) 만기물과의 수익률 차(스프레드)도 이날 한때 491베이시스포인트(1bp=0.01%)까지 벌어졌다. 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받고 있는 국가군 바스켓과의 스프레드 역시 420bp가량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이탈리아 국채 부도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FT는 이탈리아 채권이 ‘낭떠러지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악재가 나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도 “대개 수익률이 6%를 넘어서면 이전으로 회복되기 매우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의 경우 유통 중인 국채 규모가 약 1조6000억유로로, 스페인 및 포르투갈ㆍ아일랜드를 합친 것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탈리아가 그만큼 차입 부담 상승에 취약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공공부채가 1조9000억유로에 달해 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국가 부도가 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제개혁을 둘러싸고 정치권 내 이견이 많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각종 스캔들로 리더십이 흔들려 시장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우파연정의 존립 여부도 8일 갈림길에 선다.
FT는 이탈리아 의회가 이날 베를루스코니가 최후 카드로 제시한 개혁안을 표결할 예정이지만 야당은 아예 기권함으로써 베를루스코니를 불신임한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부결될 경우 베를루스코니의 사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도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친구인 줄리아노 페라라 전 장관의 말을 인용해 의회 표결에서 패배하면 총리가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내년 1월 조기 총선 실시를 건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국민당(PdL)은 소속 의원 3명이 최근 잇따라 탈당한데다 연정 핵심 파트너인 북부연맹과의 균열이 커지고 있어 다수 의석 확보가 불투명하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연합(EU) 주요국 정상도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정치적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