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 성공의 비결”…업계정상에 선 기업

애플-전세계 IT산업의 절대기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모토로라를 누르고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을 사실상 침몰시켰다. 2001년 1월 MS의 30분의 1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이미 MS를 누르고 지난해 IT업계 1위가 됐다.

물론 주력 제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가 많이 팔렸다. 2001년 내놓은 MP3플레이어 아이팟, 2007년 공개한 아이폰, 2010년 출시한 아이패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시장 전체를 흔들고 이끌었다. 그러나 애플의 무서운 경쟁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앱스토어를 통해 35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튠즈로 2500만개에 달하는 디지털 음악ㆍ영화를 공급해 유통시장 자체를 장악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개의 신용카드 정보를 보유한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탁월한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유통시킬 수 있는 막대한 온라인 네트워크 그리고 지갑을 열고 신제품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열성팬 수억명을 모두 갖고 있는 기업은 사실상 애플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KT경제경영연구소는 ‘경험경제’라는 키워드로 애플의 혁신과 성공을 설명했다. 고객은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담긴 스토리와 경험, 즉 모험과 경험을 산다는 것이다. 애플의 경험가치는 크게 ▷단순함 ▷일관성 ▷새로움 ▷차별성 등 4가지 항목으로 요약된다.

제이 엘리엇(오른쪽) 전 애플 부사장은 자신의 책에서 애플의 경쟁력에 대해 ▷밤새 줄서서 사고 싶은 완벽한 제품 ▷그런 제품을 만드는 데 미친 인재 선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통합 ▷소비자가 열광하는 브랜드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 ‘아이리더십’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애플이 갖고 있는 ‘오직 하나(the Only one)’는 스티브 잡스”라는 지적,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경쟁자 그리고 전방위적으로 얽혀 있는 특허 소송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의 산을 계속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마존-비즈니스 모델 창출 귀재 “애플하고 싸울 업체는 삼성과 구글이 아니고 아마존이다. 영화, 음악, 디지털 상품 등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모두 갖고 있는데다 심지어 집안의 가정용품까지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파워블로거이자 KTH에서 기술전략팀을 맡고 있는 권정혁 팀장은 지난 10년간 10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한 아마존을 대표적인 비즈니스 혁신 모델 기업으로 꼽았다.

권 팀장은 “(아마존은)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다. 효율적인 IT물류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뒤로는 클라우가 버티고 있으며, 엄청나게 쏟아지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까지 갖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에 담거나, 한 번 보기만 해도 며칠 뒤 ‘○○세일인데 안 살래?’라고 e-메일로 묻고, 사용자가 관심을 가졌던 물건뿐 아니라 같은 제품을 구매했던 다른 고객이 샀던 또 다른 제품까지 일목요연하게 첫 화면을 통해 소개해준다.

최초 책을 유통하면서 알게 된 콘텐츠 유통 노하우는 카테고리를 벌써 16개로 늘렸고, 또 다른 혁신의 꾸준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자책 판매가 일반 종이책 판매를 앞지른(아마존 기준) 것도 아마존의 ‘킨들’ 때문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는 이미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고, 얼마전에는 스마트 기기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도 문을 열었다. 연내로 컬러 전자책 단말기,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태블릿PC 출시도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말 ‘아마존의 끝없는 변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이 기업의 핵심 자원과 파트너, 고객 분류, 비즈니스 환경 등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아마존 혁신의 기반으로 ▷비용요소의 핵심역량으로 전환 ▷외부 자원 활용 ▷고객 중심 가치혁신 ▷시장기회 선점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아마존의 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첫번째사진>2001년 내놓은 아이팟, 2007년 공개한 아이폰, 2010년 출시한 아이패드는 폭발적인 인기
를 끌며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사진은 아이폰4.<가운데사진>스타벅스와 더불어 미국 시애틀의 대표 기업인 아마존. 사진은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삼성전자의 글로벌 순위는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사진은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
첫번째사진>2001년 내놓은 아이팟, 2007년 공개한 아이폰, 2010년 출시한 아이패드는 폭발적인 인기 를 끌며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사진은 아이폰4.<가운데사진>스타벅스와 더불어 미국 시애틀의 대표 기업인 아마존. 사진은 시애틀에 위치한 아마존 본사.삼성전자의 글로벌 순위는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사진은 삼성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

삼성전자-트렌드 세터 자리매김 삼성전자는 포천 선정 500대 기업에서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글로벌 순위가 상승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기업이다. 2009년 40위에서 2010년 32위, 그리고 올해 평가순위에서는 22위로 10계단이나 껑충 뛰었다.

이처럼 강한 ‘삼성만의 DNA’는 과연 무엇일까.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이 힘의 원천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끊임없는 혁신과 원가경쟁력, 공급망관리(SCM), 글로벌 스피드경영 등 많은 요인이 꼽힌다. 이미 능력과 인재, 성과제일주의 및 그에 따른 파격적 보상체계 등은 삼성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전자업체 중 유일하게 세트와 부품을 함께 만드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휴대전화와 TV 등 ‘4각 편대’ 간의 밀고 당겨주는 힘은 삼성전자가 전 세계 전자업체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최대 원동력이 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ㆍ1등 업체를 빠르게 뒤쫓는 2등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라서 있다. 상황에 따라 패스트팔로워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세터(trend-setterㆍ유행의 선도자)로도 변신해 시장에 대응하는 능력이 놀랍다.

이는 빠른 의사결정 그리고 경영진에서 현장까지 일사불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스피드경영’이 있기에 가능하다. 여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판매 및 마케팅 능력이 더해진다. 치열한 사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감’과 함께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임직원의 강한 사명감은 결국 삼성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지구촌 자원전쟁의 첨병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은 세계 오일전쟁, 자원전쟁의 중심이다. 중국 동남연해에서의 해양유전 발굴과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이 같은 중국의 자원전쟁을 최전방에서 수행하는 상징적인 기업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는 2008년 포천 500대 기업 순위에서 409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후 올해는 16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장은 글로벌 기업연구의 대상이 됐고, 실제 하버드대학 수업의 한 사례로도 쓰일 정도다.

CNOOC는 우선 사업다각화 모습에 주목할 만하다. 1982년 해양유전을 발굴하는 공사로 출발했지만 사업다각화를 통해 통합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발판을 다졌다. 기존 영역인 해양유전 시추뿐만 아니라 해외자원 탐사 및 시추, 원유 정제, 시추장비 산업, 신재생에너지 개발까지 에너지 영역의 모든 사업을 망라하고 있다. 그만큼 시너지도 커졌다.

성장동력은 도전적인 자원개발과 글로벌화에서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업황이 최근 좋기는 했지만 이같이 높은 성장은 리스크가 큰 자원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도전정신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목표도 야심차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원유 및 가스 생산량 증가 목표치를 6~10%로 설정하고, 중국 연안에서 4개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상단>. 중국해양석유
총공사의 성공스토리는 하버드대학 수업의 사례로 쓰일 정도로 상징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상단>. 중국해양석유 총공사의 성공스토리는 하버드대학 수업의 사례로 쓰일 정도로 상징적이다.

현대·기아차-획기적 품질향상 車업계 기린아로 2011년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핵심 화두 가운데 하나는 현대ㆍ기아차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떨어지는 품질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야 했던 현대ㆍ기아차를 바라보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은 싸늘했다. 일각에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 이전에 현대ㆍ기아차를 바라보던 시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물론 한국 자동차를 한 수 아래로 내려다 보던 일본도 현대ㆍ기아차를 재조명하고 있다.

원동력은 다름아닌 품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00년대 초반 현대그룹에서 독립한 이후부터 끊임없이 강조했던 품질이 차근차근 경쟁력을 갖추면서 현대ㆍ기아차의 본격적인 도약이 시작됐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미국 JD파워의 초기품질지수 순위에서 비교대상 32개사 가운데 현대차는 11위를 차지했다. 이전에는 넘보지 못했던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드, 닛산, 재규어 등을 모조리 따돌렸다.

중국ㆍ인도 등 성장성이 큰 신흥시장에 조기 진출해 길목을 지킨 것도 현대ㆍ기아차 약진의 발판이 됐다. 급성장하는 이들 시장을 선점한 덕에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650만대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해외 전략차종 투입,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도 오늘의 현대ㆍ기아차를 일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대ㆍ기아차가 전 세계 자동차 회사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오토모티브뉴스 기사가 한층 실감나게 다가오고 있다. 덕분에 현대차는 포천 지가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2009년 87위였다가 2010년 78위로 약진하더니 올해는 전년 대비 무려 23계단이나 뛰어 55위로 점프하는 등 괄목할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이충희·이상화 기자/ham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