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당국이 야권 지도자를 체포하고 예멘 역시 강경진압으로 부상자가 늘고있는 등 중동 주요 국가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중동 정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칙령을 내릴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레인 발(發) 중동불안 고조=반정부 시위를 무력진압한 바레인 당국이 이번에는 야권 지도자 6명을 체포하는 등 반정부 세력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레인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는 강경 시아파 야권 지도자 5명과 수니파 1명 등 6명이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중에는 지난달 영국 망명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시위를 주도한 강경 시아파 정파 ‘권리운동(Haq)’의 지도자 하산 무샤이마도 포함되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바레인은 지난 15일 국가비상사태와 함께 계엄령이 선포돼 시위와 집회가 전면 금지된 상태지만 수니파 왕정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수도 마나마의 서쪽 시아파 주거지역인 ‘데이’ 지역에서는 계엄령 하에서도 수백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여 경찰이 최루가스와 산탄총을 쏘며 강제해산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바레인 정부는 같은 수니파 왕정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군과 경찰 병력을 지원받아 시아파가 주도하는 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있다.
이같은 바레인 사태로 중동 국가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바레인 당국의 유혈진압에 항의하며 바레인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쿠웨이트까지 가세하는 형국이다. 터키 정부는 바레인 시위 사태와 관련, 이란과 사우디에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피해달라고 촉구했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 대국민 연설, 이란 거론할까=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칙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압둘라 국왕이 이날 금요 기도회가 끝난 오후 2시께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며 이는 정치개혁을 촉구하며 들썩이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압둘라 국왕이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내기는 미국에서 3개월간 휴양을 마치고 지난 2월23일 귀국한 이후 처음이다.
압둘라 국왕은 이번 연설에서 부분 개각, 부패척결, 식료품 보조금 인상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외교관들은 이번 개각으로 국방장관, 고등교육부 장관, 종교부 장관 등이 교체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압둘라 국왕이 직접적으로 이란을 언급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압둘라 국왕은 직접 이란을 비판하지는 않아왔다.
따라서 압둘라 국왕이 이번 바레인 시위와 관련해 이란의 배후 주동 의혹을 직접 거론한다면 앞으로 중동정세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압둘라 국왕의 연설은 세계 석유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멘도 악화일로=예멘 역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가 늘고 있다.
예멘 남부 타이즈 지역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대 중 80여명이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당했다고 AFP통신이 18일 전했다. 앞서 17일에도 서부 후다이다 지역 시위에서도 경찰의 유혈 진압으로 150명이 다쳤다.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현재 7년 임기가 끝나는 2013년까지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33년째 장기집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