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진영이 반정부군에 대한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 국토의 90%를 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는 카다피의 퇴진을 거듭요구 하는 등 외교적 압박은 강화하고 있지만 핵심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카다피 공세 강화=반정부군의 기세가 한때 수도 트리폴리 목전까지 왔었지만 이후 카다피군의 공세가 지속되면서 반정부군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카다피군은 동부의 동부의 석유수출항 도시 라스 라누프를 탈환한 데 이어 서부 지역의 미스라타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한 반군 관계자는 12일 “카다피 정부군이 미스라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군은 여기서 10㎞ 떨어진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마스라타는 지난 9일 트리폴리의 서쪽 관문 도시인 자위야가 정부군에 탈환됨에 따라 서부 지역 중 유일하게 남은 반정부세력 장악 지역이다.
이에 앞서 리비아 정부군은 전투기를 동원한 공습과 탱크를 앞세운 지상군 등의 투입으로 전날 라스 라누프를 탈환했다.
반군 바쉬르 압둘 카드라는 이날 “우리는 라스 라누프에서 철수했다. 정부군이 포격을 해왔고 정유시설이 폭파될 것을 우려해 전날 밤 우리는 (라스 라누프에서) 20㎞ 떨어진 지점으로 후퇴했다”고 밝혔다.
미스라타가 카다피 진영 수중으로 떨어지면 리비아 전선은 라스 라누프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지점으로 압축된다. 이 지점은 동부 지역이 시작되는 아비다지야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카다피 차남인 세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는 이날 보도된 이탈리아 일간지들과의 인터뷰에서 반군 철퇴를 확신한다면서 이미 “전 국토의 90%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정부세력과는 어떠한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반정부세력을 끝내는 전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랍연맹 비행금지구역 설정지지=카다피군의 공세속에 카다피에 대한 외교적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아랍연맹은 12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NFZ)’ 설정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외무장관은 이 결정은 회의에 참석한 11개국 외무장관 중 9명의 찬성을 받았으며 알제리와 시리아가 반대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아랍연맹은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반정부세력을 이끄는 국가평의회와 접촉할 채널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이 외무장관은 덧붙였다.
아랍연맹의 이 같은 입장은 전날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국가평의회를 공식적인 ‘정치적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카다피의 즉각적인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한 가운데 나왔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정상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벵가지에 근거를 둔 리비아 국가평의회를 ‘정치적 대화상대’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롬푀이 상임의장은 “우리는 카다피와 대화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신뢰할 만한 대화상대를 필요로 한다. 국가평의회에 과거 (카다피) 정권 인사들이 있으나 그들은 카다피와 결별하고 목숨까지 내걸었다. 신뢰할 만한 대화상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EU정상회의에서 카다피 압박의 핵심인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현 시점에서 리비아 사태에 군사적으로개입하는 문제에 근본적인 회의를 갖는다”고 회의론을 피력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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