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안 어샌지는 CNN 르몽드 등 세계 주요언론에서 2010년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연초에 예단키는 어렵지만 올 연말에도 2011년 가장 관심이 있는 인물로 어샌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운용하면서 지난해 미국의 비밀 외교전문을 공개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그는 이미 ‘2011년 올해의 인물’이 될 만한 발언을 쏟아낸 상태다.

지난해 폭로한 25만건의 미국 외교문건도 극히 일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된 상황에서 월가의 대형은행에 대한 대규모 폭로를 연초에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문서가 공개되면 부패의 생태계가 드러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선 미국 대형은행이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25만건중 아직 공개되지 않은 99%에 달하는 외교전문에도 이스라엘 관련 문서 등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파괴적인 문서도 많이 남아있다.

이 뿐 아니라 지난달에 영국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풀려난 뒤 “내년(2011년)에 폭로될 문서들은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세계 각국과 100여개 국제기구에 관한 외교전문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어샌지의 운명은 불투명하다.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지만 어샌지의 변호사는 스웨덴 당국이 그를 미국으로 추방하기 위한 비밀계획을 추진중이라 주장하고 있다. 미국으로 갈 경우 간첩죄 적용되고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질 수 있고 심지어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샌지는 이에 대해서도 경고성 발언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연말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사망하거나 장기 투옥된다면 지금까지 확보한 기밀문서 일체를 공개할 것이라 경고했다.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인테넷상에 기밀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웹사이트가 2000곳 가량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스웨덴으로 송환 결정이 이뤄질 경우 ‘최후의 심판파일(Doomsday files)’이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엄청난 파장을 불러 모을 것으로 보인다.

어샌지에 대해 ‘하이테크(hi-tech)테러리스트’, ‘민주주의 수호자’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평가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시선과 무관하게 올해도 어샌지에 세계의 눈길이 쏠릴 것은 분명하다.

신수정 기자/ssj@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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