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속도 높이는 재건축…‘달뜬’ 강남 3구
연말까지 8개단지 분양 전망
주변은 집값 상승 기대감 확산
‘게걸음’ 사업장도 속속 재추진



“앞으로 한강을 접한 반포권역 일대가 도미노처럼 새 아파트로 바뀌게 될 거에요. 30여 년 전 이 일대에 새 아파트가 여기저기 들어서던 시절이 재현되는 겁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리버파크’ 공사 현장 인근 아주공인 대표는 기대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 지역 인근에는 ‘신반포자이’(반포한양 재건축), ‘반포래미안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 등이 연말까지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권 최고 분양가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분양가가 만만치 않지만 잇따라 분양에 성공해 주변 집값 상승 기대감도 높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동 일대. 재건축을 마친 아파트, 공사 중인 곳, 기존 아파트가 뒤섞여 있다.

인근 잠원동 신화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실제 착공하는 현장이 늘어나면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구) 재건축 사업이 후끈 달아올랐다. 30년 이상된 아파트들을 철거하는 현장이 곳곳에서 늘어나고, 분양을 시작하는 곳도 부쩍 많아졌다. 성공사례가 나타나면서 새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많아졌다. 

일단 일반분양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엔 강남권에선 5개 사업장에서 일반분양이 나왔다. 강남구 3곳, 서초구에서 2곳이다.

올해는 13일 견본주택을 여는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와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상아3차 재건축)까지 합해 6곳에서 일반 분양이 이뤄진다. 연말까지 분양을 계획중인 ‘신반포자이’, ‘반포래미안아이파크’를 더하면 8개 단지에서 일반분양이 나온다. 새 아파트가 부족한 강남권에서 8개 단지에서 일반분양만 모두 2500여가구 분양되는 것이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사장은 “오랫동안 새 아파트가 부족했던 강남권에서 신규분양이 많이 나와 고가주택 수요자들의 상담이 크게 늘었다”며 “지역 주택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가운데 재건축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은 서초구다. 11월 초 기준으로 56곳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이미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 곳만 5곳(서초삼호1차, 우성3차, 잠원대림, 신반포1차, 우성2차, 삼호가든4차)이나 된다. ‘서초우성2차’(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삼호가든4차’(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는 지난달 일반분양을 시작했다.

성공사례가 하나둘 나오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주변 다른 단지도 힘을 내는 분위기다. 최근 1년 사이에 서초구에서 새로 사업을 시작한 곳만 10곳이 넘는다. 잠원동 ‘신반포22차’와 ‘신반포25차’는 올해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서초동 ‘서초신동아’의 경우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올해 4월에서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송파구도 부지런히 뛰고 있다. 11월 현재 13곳의 단지가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기본계획수립ㆍ안전진단ㆍ추진위 설립 같은 초창기 단계를 진작 마쳤지만 오랫동안 진척되지 않았던 사업장 가운데 다시 사업 재개를 선언하는 곳들이 많다.

특히 헬리오시티로 변신하는 ‘가락시영’은 규모면에서 독보적이다. 지난 200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나서 부침을 겪던 이 단지는 올해 초에서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친 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통합 재건축에 나선 잠실동 잠실우성 1ㆍ2ㆍ3차는 2006년 추진위가 세워졌고, 거의 10년이 지난 올해에서야 조합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시작됐다. 잠실우성4차, 가락1차 등 5곳에서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강남구 테두리 안에선 30곳이 넘는 재건축사업장이 꾸려져 있다. 이 가운데 논현동 ‘논현경복’, 역삼동 ‘개나리6차’, 도곡동 ‘동신3차’ 등의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대치동 ‘대치국제’(대치SK뷰)와 청담동 ‘진흥빌라’(청담린드그로브)가 일반분양과 함께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강남의 재건축 사업장들이 저마다 속도를 내는 것은 지난해 정부가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내용을 담은 9ㆍ1대책을 내놨고, 연말에는 비롯해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등을 골자로 한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주민 사이의 이견이 심하던 사업장에서도 올해는 진도를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재건축 시장상황은 다소 불확실하다. 정부와 은행권이 개인ㆍ집단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한 것과,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작년 이맘때와 같은 장및빛 전망은 나오지 않는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연구위원은 “미국발(發) 금리인상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게 되면 기본적으로 재건축 사업장의 사업수지는 악화될 수 있다”며 “재건축 수요가 확실하지 않는 지역을 제외하면 지역별로 부침을 겪는 곳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