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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사부지 개발확정 발표 후 가보니…인근 청화아파트 3개월간 1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얼마에 내놓으면 좋겠어?”

유엔사 부지조성계획이 승인돼 고시된다는 보도가 나간지 불과 몇시간 만에 유엔사 인근 유림 공인중개 사무소에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거래가 좀처럼 되지 않던 유엔사 뒷편 고급빌라와 연립주택 소유주의 전화였다. 유림 공인 관계자는 “지난1월 정부의 투자활성화계획에 용산미군기지 조기개발이 포함된 이후 매수문의가 많았지만 집주인들이 물건 자체를 내놓지 않고 있었다”며 “그동안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는데 처음으로 뭔가가 ‘확정’돼 집주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국토부가 용산공원 복합시설조성지구 중 가장 먼저 개발될 유엔사 부지의 조성계획을 승인ㆍ고시한다고 22일 발표한 가운데. 이날 찾은 유엔사 부지는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이 일대 부동산은 정부가 용산 산재부지(유엔사ㆍ캠프킴ㆍ수송부) 중 유엔사 부지를 먼저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후 사실 들썩이기 시작했다. 5만1753㎡ 부지가 20층 높이의 건물들이 들어서는 상업지구로 변모할 것이라는 소식은 투자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유엔사 부지 바로 옆 106㎡(전용면적) 청화아파트는 3개월간 호가가 1억원 넘게 오른 상태다. 집주인들은 올해초 7억원 정도 하던 이 아파트를 현재 8억원까지 올려 내놓고 있다. 청화공인 관계자는 “매물자체가 워낙 많지 않은데다, 지난해 7월 6억8000만원 선이었던 전용 106㎡의 경우, 조금씩 오르다 개발 발표가 있고 난 뒤 오름폭이 커졌다”고 했다. 

유엔사 바로 옆 청화아파트는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발표된 지난 1월부터 많게는 1억원 이상 호가가 올랐다.

유엔사 부지개발 소식은 인근 보광동, 동빙고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노후주택이 대부분인 이 일대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가격도 들썩이는 상황이다. 보광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인근 연립 다세대 주택 가격은 현재 3.3㎡당 2100만~22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0만~400만원 정도 올랐다. 지난해부터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풀리는 상황이지만 유엔사 부지 개발 소식이 오름폭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인근 세종 공인 관계자는 “지난 4월 동빙고동의 건물면적 76㎡, 대지면적 82㎡의 연립이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며 “보통 이 일대는 거래가 잘되지 않는데, 유엔사 발표 이후 거래가 곧잘 성사되고 있다”고 했다.

용산개발 소식에 인근 보광동의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인근 부동산 설명에 따르면 일대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가격은 지난 1년사이 3.3㎡당 300만~400만원 정도 올랐다.

한편 유엔사 일대 부동산 시장이 ‘고시 확정’ 발표로 들떠있는 모습에 비해 유엔사 내부는 차분히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엄한 경계를 통과해 들어간 유엔사 내부는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된 뒤, 잡초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잡초사이에 병사들의 휴게소로 쓰이는 컨테이너 박스만 덩그러니 놓인 상태다. 현재 유엔사 내부에는 국방부 직원 70여명이 쓰는 건물 한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30여명이 쓰는 가설 건물만 놓여 있는 상태다. 유엔사에서 만난 LH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번씩 국방부와 만나 이전관련 회의를 하고 있으며,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월 주한미군 부지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남산조망권’을 두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70m로 맞추기로 합의하면서 유엔사 부지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용산공원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유엔사 부지 조성계획을 승인ㆍ고시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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