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노후화에 부정적 이미지 확산 영향' 관측

머스크, 트럼프 지지도 판매 일부 악영향 분석

‘트럼프 지지 후폭풍인가’ 테슬라, 유럽서 신차 판매량 20%가까이 뚝…서학개미들 노심초사 [투자360]
서울 시내 한 건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승용차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테슬라 판매 실적이 유럽에서 2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의 노후화에 더해 자사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악재가 주식시장에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전기차 통계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해 1∼7월 유럽 15개국에서 테슬라의 신규 누적 등록 대수는 14만758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9358대와 비교하면 17.7% 급감한 것으로, 등록 대수로 치면 3만대 이상 줄어든 수치다.

올해 3월까지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등록대수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 4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격차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EU-EVs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15개국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하고 있다.

유럽 내 테슬라의 판매 부진은 또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쿠프(Carscoop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과 영국 신차 판매량 순위에서 테슬라 모델Y는 10만1181대를 기록하며 8위에 그쳤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Y는 작년 상반기 같은 집계에서 1위에 올랐던 차량이다. 1년 만에 유럽 내 베스트셀링카에서 8위로 밀려난 것이다.

모델Y는 지난 2020년부터 유럽 현지에서 판매됐다. 이후 이렇다 할 업그레이드가 안돼 올해 출시한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노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일각에서 테슬라 브랜드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일고 있는 반감도 현지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올해 들어 독일에서는 환경단체가 주축을 이뤄 '산림 보전'을 이유로 테슬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유럽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 인근에 지은 전기차 공장의 증축 계획에 환경단체와 일부 주민이 주변 숲에서 반대 농성까지 펼쳤다. 이 공장은 지난 3월 인근 송전탑 방화로 한때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줄기찬 환경단체와 주민 반발에 테슬라는 결국 공장 확장 예정 부지를 절반으로 축소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머스크 CEO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점도 판매에 일부 악영향을 주는 분위기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약국 체인 로스만은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를 대며 더는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로스만은 독일뿐 아니라 이탈리아, 헝가리, 체코 등 유럽 전역에 4700여개 매장과 6만2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매년 약 180대의 신차를 구매한다.

한편, 월가에서는 최근 테슬라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나왔다. 미국의 증권사 번스타인은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며 테슬라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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