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웃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이강인이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에서 갈등을 빚었던 사실을 언론에 최초로 제보한 사람이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영국 매체 '더 선'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새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게 됐기 때문이다. 양측 사이에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더 선은 지난 9일 ‘유로2024(2024 UEFA 유로피언 풋볼 챔피언십)’를 앞두고 칼럼니스트 4명을 공개했는데, 이 중 클린스만 전 감독이 포함됐다.

더 선은 지난 2월 이른바 '탁구 게이트' 혹은 '이강인 하극상'이라고 불렸던 손흥민-이강인의 갈등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다.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 손흥민과 이강인이 4강전 전날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는 내용이다.

당시 영국 매체에서 이 일을 단독 보도하게 된 경위를 놓고 갖가지 의혹이 증폭된 바 있다. 더 선은 아시안컵에 기자를 파견하지 않았는데도 내부자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한국대표팀의 세세한 내막을 보도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제보가 반드시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에 누가 사건을 제보했는지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쏟아졌으며, 클린스만 전 감독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재택근무, 미국 원격근무 등 불성실한 근무 태도와 전술적 역량 부족 등 갖가지 문제를 노출한 바 있는데, 대표팀 성적 부진의 원인을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때문으로 돌릴 경우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퇴임 후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두 선수의 갈등을 성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제보자라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의심의 무게를 실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더 선의 칼럼니스트로 일하게 되면서, 양측의 연결고리에 새삼 주목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그가 제보자라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 하나의 정황 증거가 된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아시안컵 우승 실패의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을 경질했다. 클린스만은 이후 미국에서 ESPN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으며, 더 선의 칼럼니스트까지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