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못찾은 이태원 사망자 1명은 여성 “17세 이하 가능성도”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주말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4명이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의 목격자가 "네다섯 명 남성과 여성분이 '밀어라' 이런 말을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목격자 A 씨는 이렇게 밝히며 "그 이후 여러 명이 그 말을 따라하고, 미는 압박이 더 강해져 결국 제 뒷부분까지 저를 밀게 된 이런 상황이었다"고 했다.

A 씨는 '뒷 사람들이 '밀어, 밀어'라고 소리치고 누군가는 고의로 밀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장에서 그런 소리를 직접 들은건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네, 실제로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네다섯 명이 밀어, 밀어를 시작했고 주변이 그걸 다 따라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뒤에서 '밀어, 밀어' 이렇게 외치고 있으니 노랫소리도 크고 해서 앞쪽에 있는 많은 분들은 '뒤로, 뒤로'를 못 들었던 것 같다"며 "엄청 가까이 있는 바로 옆 사람들과는 대화가 됐다. 그런데 바로 한 사람을 건너 뛰면 대화가 힘든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사람들이 신나서 더 (소리를)지르는 줄 알고 더 밀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네다섯명 남녀 ‘밀어, 밀어’ 외쳐, 직접 봤다” 증언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

A 씨는 "(주변에)의식을 잃어 눈에 초점이 없는 분이 있었고, 얼굴 색이 변한 분도 있었다"며 "제가 본 건 여성 두 명, 남성 한 명이었다. 대로변으로 나와보니 구조된 분은 바닥에서 CPR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상황은 바닥에 CPR을 받는 사망자 분, 그분들을 옮기는 소방관이 많이 온 상황이었다"며 "거의 10~20명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일반인도 열심히 CPR을 하고, 친구인 것 같은 분은 '일어나'라고 하며 CPR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구급차)진입은 엄청 어려웠다"며 "(경찰이 비키라고 해도)그것도 코스프레인 줄 알고 잘 안 비켜줬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구급차가 사이렌을 돌리는 중 바로 옆에서 춤 추고 노래하는 분이 있었다"는 진행자 질문에는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이분들은 이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그런 심각한 상황에서 그러고 있다는 게 인간적으로 옳지 않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네다섯명 남녀 ‘밀어, 밀어’ 외쳐, 직접 봤다” 증언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

A 씨는 "(저는 골목)옆쪽에 있었는데, 위에서 손을 잡고 올라오라고 해서 구출됐다"며 갇힌지 30분 만에 나왔다고 했다.

그는 "가게들의 너무 큰 노랫소리로 인한 현장 내 의사소통의 불편함, 좁은 도로의 특성상 사람이 몰리다 보니 시야가 좁아져 상황 파악을 못한 것, 마지막으로 뒤에서 앞으로 가기 위해 민 사람들이 (사고의)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