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생 걱정 전에, 태어난 아이부터 지켜야” [유령아이 리포트]
〈4부 : “한 아이의 등록될 의무는 국가의 의무”〉 ③ 독자들이 본 ‘유령아이 리포트’ “버려지는 아이들만 잘 관리해도 출생률 올라간다. 10대, 20대 미성년이 낳은 아이들을 주목하라.” 헤럴드경제는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UBR Network)와 함께 전국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아동복지시설이 발견한 출생 미등록된 아동의 사례를 수집했다. 우선 지난 3월 초 22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벌여 아동 학대로 사례 접수된 아동 가운데 353명이 출생신고조차 안 돼 있음을 파악했다. 더불어 251개 아동복지시설(보육원·일시보호소 등)에 설문조사 공문을 발송해 시설에서 지내는 아동들의 출생신고 현황도 점검했다. 146명이 등록되지 않은 채 지내고 있었다. 이 숫자들을 통계화한 뒤 지난달 말부터 4부에 걸쳐 ‘유령아이 리포트’를 보도했다. 이번 기획기사에는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127
2021.05.21 18:01“출생통보제는 반쪽짜리…모든 아동 포용해야” [유령아이 리포트]
4부 : “한 아이의 등록될 의무는 국가의 의무” ②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국장 인터뷰 “도대체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데요?” 출생신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의에 대한 정부 당국자의 반문이었다. 몇 년 전의 이 대화는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변호사)에겐 충격이었고 동시에 자극이 됐다. 정부가 가늠조차 못하는 ‘미등록 아동’ 숫자를 찾게 된 계기다. 그러고 3년이 지났다. 올 3월 김 국장은 헤럴드경제와 함께 무적(無籍)의 아이 찾기에 다시 나섰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UBR Network)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함께 나섰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실태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만난 김 변호사는 “가장 큰 변화는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이비박스에 유기된 이후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로 아동양
2021.05.18 17:40출생신고 제때 안 해 2만명 과태료…“막을 방법이 없다” [유령아이 리포트]
〈4부〉 “아이의 등록될 권리 보장은 국가의 의무” ①현장 실무자들의 목소리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걱정하는 한국은 역설적이게도 이미 태어난 아이들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아동복지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다. 특히 태어나고 곧장 기록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들은 학대에 방임의 그늘에 놓여 있다. 헤럴드경제와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UBR Network)는 지난 3월 전국 251개 아동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여러 아동업무 실무자들과 소통했다. 이들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의 사례관리를 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호소했다. 현장의 의견을 취합한 황윤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과장은 “현장에선 하나같이 종합적인 출생등록 관리 체계가 부재함을 문제로 꼽았다”며 “여러 한계 때문에 적잖은 아동의 출생이 누락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실무자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4가
2021.05.17 18:21베이비박스 아이들, 출생신고 늦추는 어른들의 핑계들 [유령아이 리포트]
〈3부〉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 ④ 베이비박스 아이의 ‘기록될 권리’는? 국내에서 아동이 유기되는 주요한 통로는 단연 베이비박스다. 동시에 아이들이 온전히 기록되지 못하는 ‘유령아이’(미등록 아동)가 발생하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헤럴드경제와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UBR Network)가 지난 3월 초 시작한 출생미등록 아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베이비박스의 ‘존재감’은 숫자로 확연히 드러난다. 우선 전국 229개 지자체(세종특별자치시·제주·서귀포시 포함)를 대상으로 출생 미등록 아동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지자체와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 등이 인지한 미등록 아동은 353명이었다. 이 가운데 260명(73.6%)이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아이였다. 전국 251개 아동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 146명의 아이 가
2021.05.14 17:3218살 엄마가 낳은 이 아이에겐 이름이 두 개입니다 [유령아이 리포트]
〈3부〉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 ③ 군포 위탁가정 영민이네 이야기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아동복지법 4조 3항 작년 5월의 어느 수요일 저녁. 태어난 지 겨우 일주일이 된 사내아이가 군포 새가나안교회의 베이비박스에 들어왔다. 생모는 직접 지어준 이름과 생년월일만 적은 쪽지 한 장을 남겼다. 마침 교회를 찾았던 교인이 아이를 두고 돌아서는 생모와 마주쳤다. 18살이고, 키가 컸다. 황망하게 자리를 떠나려던 생모로부터 교인이 그나마 건진 정보였다. 그때 베이비박스에 들어왔던 영민이(가명)는 지금 이현정(38) 씨 부부의 둘째 자녀로 지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첫째 영진이(가명)는 새로 생긴 동생을 끔찍하게 아낀다. ‘영민’은 부부가 지어준 이름이다. 가족관계등록부엔 생모가 쪽지에 남긴 이름으로 기록됐다. 현정 씨는 가정위탁으로 아이를 맡았다. 2년 전 둘
2021.05.13 17:31베이비박스 ‘벼랑 끝 아이’ 셋을 입양했습니다 [유령아이 리포트]
〈3부〉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 ② 경기도 광주 사남매 이야기 오후 3시를 넘기자 주아와 주언이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경기도 광주 초월읍의 ‘4남매’가 비로소 완전체로 모이는 순간이다. 집안은 왁자지껄해졌다. 넷플릭스에서 뭘 보느냐를 두고 형제들 사이에 신경전이 펼쳐진다. 맏이인 주아(초등학교 3학년)는 동생들 보는 건 시시하다며 엄마 김세진(40) 씨에게 투정했지만 결국 져줬다. 그러다가 누군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TV는 제쳐두고 다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색연필을 잡았다. 영락없는 형제들이었다. 김 씨의 가정은 요즘 흔하게 보기 어려운 다둥이네다. 아이들이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다. 주아만 세진 씨 부부의 ‘생물학적 자녀’고 둘째 주혜(입양)와 셋째 주언(입양), 막내 주성이(가정위탁)는 ‘마음으로 낳은’ 아이들이다. 세진 씨는 10대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자연스럽게 한부모
2021.05.12 17:26그을린 탯줄 단 채 버려진 아이를 품어준 집 [유령아이 리포트]
〈3부〉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 ①그룹홈에서 지내는 율희 이야기 봄이 피어나던 2015년 3월 31일 오후 4시30분. 어디선가 목쉰 갓난아이의 울음이 집요하게 들려왔다. 경남 양산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귓전에 맴도는 소리를 쫓아 밖으로 나갔다. 울음이 이끈 곳은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단지 1층. 그야말로 핏덩이가 티셔츠에 감싸인 채 계단에 놓여 있었다. 교사는 젖을 재촉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와 수유한 후 오후 6시 양산경찰서에 신고했다. 아이는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해 곧장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이의 배꼽에는 30㎝쯤 되는 탯줄이 긴 콩나물마냥 뻗어 나와 있었고 끝에는 불로 지진 거무스름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의사는 “가정에서 당일 출산한 아이로 추정되며, 보살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생모가 탯줄을 지진 것으로 인해 오히려 감염을 막았다”는 소견을 내놨다. 기형의 흔적은 없었고 체중과 혈당 모두 정상이었다. 경찰은 3개월 만에
2021.05.11 17:21호적 말소한 야속한 아빠…9살 소년은 부모만 기다려 [유령아이 리포트]
〈2부 : 사랑받지도, 기록되지 못하는 아이들〉 ② 부산 보육원에서 지내는 주원이 이야기 “이상해요. 분명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아이인데 폐쇄가 됐다고 나오네요.” 보육원 원장 임모 씨(61)가 주민센터 직원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건 작년 7월이다. 보육원에서 키우고 있는 주원(9세·가명)이의 생계비 신청에 필요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으려고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아이의 가족관계등록부(호적)가 폐쇄된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도 벌써 몇 년 전 일이었다. 임 원장은 놀랐지만 방법이 퍼뜩 떠올랐다. 사회복지사로 40년을 일하면서 숱하게 성과 본을 창설하는 작업을 해봤기 때문이다. 직원도 “원장님이 (주원이의) 후견인으로 지정돼 있으니 호적을 살리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았다. 어느 날 끊겨버린 아빠와의 고리 주원이는 동거하던 미성년자 커플 사이에서 태어났다.
2021.05.04 17:56버려져 서러운데…주민번호 없는 아이들 [유령아이 리포트]
〈2부 : 사랑받지도, 기록되지 못하는 아이들〉 ① 전국 보육원 실태조사 전국에 흩어진 아동복지시설 280여곳에는 1만600여명(2019년 말 기준)의 아이들이 산다.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 대부분은 시설장의 도움을 받아 출생등록을 마친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 없이 살아가는 ‘유령아이’들도 존재한다. 낳아준 어른의 복잡한 이유의 ‘덫’에 붙잡혀 등록되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하는 것도 서로운데 존재마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헤럴드경제는 보편적출생신고 네트워크(UBR Network)와 협업해 지난 3월 초부터 전국 251개 아동복지시설(아동양육시설·아동일시보호시설·아동보호치료시설·자립지원시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설문의 핵심 문항은 최근 2년(2019년~2020년) 사이에 각 시설에서 출생신고가 안 된 상태의 아이가 있었는지다. 246개 시설(5곳은 미응
2021.05.03 17:50[단독] 전국 ‘유령아동’ 353명…유기아동, 혼외자식이 가장 많아 [유령아이 리포트]
궁금했습니다. 왜 출생 사실이 기록되지 않은 아이들이 끊임없이 등장할까. 출생신고는 하나의 행정적 절차이지만, 동시에 세상에 난 존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누릴 아동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최소의 권리에서 비껴난 아이들은 존재합니다. 우린 그들을 ‘유령아이’, ‘투명아동’, ‘그림자 아이들’ 이라고 부릅니다. 헤럴드경제는 전국 곳곳에서 발견된 출생 미등록 아동의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온통 ‘어른들의 이유’들로 아이의 출생신고는 미뤄지거나 무시된 걸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은 개별 사례의 특수성에 매몰되기보다는, 보편적인 배경과 제도적 모순을 발견하려 애썼습니다. 그간의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4부에 걸쳐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기획보도는 ‘누락 없는 출생등록,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을 목표로 활
2021.04.27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