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연인’ 남궁민이 목숨 걸고 안은진을 구했다. 이 가슴 절절한 엔딩에 안방극장 눈물샘도 터졌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9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 6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8.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경신했다. 이는 동 시간대 전 채널 1위이자 금토드라마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무려 9.9%까지 치솟았다. ‘연인’이 금토드라마 최강자의 입지를 굳혔다.
6회에서는 더 잔혹하게 조선을 짓밟는 오랑캐와 그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촘촘하게 완성된 스토리, 비극적 상황을 더 슬프게 만들어주는 연출력과 영상미,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왜 MBC가 사극명가인지, 왜 ‘연인’이 MBC 명품사극 계보를 잇는 대작인지 명확히 입증된 회차였다.
이날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는 가슴 시린 맹세를 뒤로 한 채 각자의 길로 떠났다. 이장현은 임금 인조(김종태 분)가 있는 남한산성으로, 유길채는 이장현이 몸을 피하라고 한 강화도로.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곳에서 살아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장현은 청나라 칸(황제) 홍타이지(김준원 분)가 조선에 들어왔다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량음(김윤우 분)과 함께 청군에 잠입했다. 두 사람은, 조선 최고의 소리꾼인 량음의 목소리를 이용해 단번에 칸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청의 무관 용골대(최영우 분)는 지속적으로 둘을 의심했다. 급기야 량음의 입을 열게 하겠다며, 그의 앞에서 이장현의 발톱을 뽑는 고문까지 했다.
매 순간이 위기였지만 이장현은 청군들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남한산성에 있는 소현세자(김무준 분)에게 은밀하게 청군의 정보를 전달했다. 칸이 정말 조선에 들어왔으며, 청군에게 마마(천연두)가 돌고 있다고. 마마로 인해 마음이 다급해진 청군은 ‘조선의 임금은 성 밖으로 나오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조선의 대신들은 인조의 출성을 막았다. 인조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그 사이 백성들의 희생은 계속됐다. 급기야 청군은 조선의 최후의 보루인 강화도까지 공격했다.
청군에 잠입해 있던 이장현은 강화도에서 돌아온 청군의 품에서, 과거 자신이 유길채에게 준 단도를 발견했다. 유길채가 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이장현은 괴로움에 휩싸였다. 그녀를 강화도로 보낸 것이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때 이장현의 얼굴에 마마에 걸린 청군의 피가 튀었다. 유길채의 생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장현은 청군에 섞여 강화도로 향했다.
하지만 유길채는 기지를 발휘해 죽지 않았다. 유길채는 원손(왕의 손자)을 안고 달려오다 청군에게 습격당한 군인에게 달려갔다. 유길채는 빗발치는 화살 속에서 원손을 안고 배까지 내달렸다. 뿐만 아니라 경은애(이다인 분), 종종이(박정연 분), 방두네(권소현 분)까지 배에 태우는 데 성공했다. 이때 한 여인이 배에 오르는 종종이를 붙잡았고 유길채가 그녀를 밀어내는 과정에서 이장현이 준 단도를 떨어뜨린 것이었다.
그렇게 강화도 인근 섬으로 몸을 피한 유길채 일행. 기적처럼 그곳에 이장현이 왔다. 이장현은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잔뜩 긴장한 채 몸을 숨기고 있는 유길채를 발견했다. 그녀의 생존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는 사실에 이장현의 심장은 요동쳤다. 하지만 이장현은 유길채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마마에 걸린 청군의 피가 튄 후, 자신 역시 피를 토했기 때문이다.
이장현은 유길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청병의 복장을 벗어던진 이장현은 조선말로 “이제 여기는 아무도 못 지나간다”라고 말한 뒤 십 수 명의 청병을 상대로 혼자서 처절한 싸움을 시작했다. 그 사이 유길채 일행은 산길을 내달려 도망쳤다. 그러다 문득 유길채가 멈춰 섰다. 그리고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반드시 만나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이장현과, 점차 자신을 구한 이가 이장현임을 확신하며 내달리는 유길채의 애절한 모습이 교차되며 ‘연인’ 6회가 마무리됐다.
‘연인’ 6회는 남한산성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인조, 그런 인조를 잔혹하게 압박한 청, 그 사이 계속해서 희생당한 백성들의 모습을 촘촘하고도 탄탄한 대사와 장면들로 보여주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있었던 역사이기에 시청자가 느낄 참혹함과 아픔은 더 컸다. 또 분량과 관계없이 모든 배우들이 처절하리만큼 강력한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엔딩에서 이장현과 유길채의 기적 같은 재회를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