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죄질 나쁘지만 피해자들과 합의”

‘계획살인’ 사망보험금 노린 20대들 항소심서 감형
[연합]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사망 보험금을 노리고 여성을 살해하려 한 일당이 피해자들과 합의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이승철 고법판사)는 13일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유모(21·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형량을 낮춘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5년간 보호관찰 명령도 함께 내렸다.

원심에서 징역 15년에 처해진 공범 박모(21·남)씨는 징역 9년, 원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던 임모(21·남)씨는 징역 5년으로 각각 감형받았다.

공범 강모(21·여)씨는 항소가 기각돼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씨와 박씨, 임씨 모두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지만 항소심에서 피해자 2명과 합의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강씨의 경우 항소심에 이르러 달라진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9일 오후 11시께 전남 화순군 한 펜션으로 A(20·여)씨를 유인해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 3명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유씨가 계획을 세우고 보험설계사였던 박씨가 피해자를 물색했다.

박씨는 교제하던 피해자에게 생명보험을 가입시키고 수령인을 자신으로 지정했다.

이후 박씨가 피해자에게 교제 50일 기념 여행을 제안했고 "선물을 찾아보라"며 피해자를 외딴곳으로 유인했다.

숨어 있던 유씨가 흉기를 휘둘렀으나 부러지면서 다친 피해자가 달아났다.

임씨는 운전 역할을 맡았으나 차량 바퀴에 구멍이 나면서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함께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를 벌였으며 여러 차례 혼인신고 후 보험금을 노린 살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주변에 계획을 말해 이를 눈치챈 피해자들이 잠적하면서 실제 범행에 이르지는 못했다.

잇따라 범행이 실패하자 지난해 6월에는 공범이던 강씨를 실족사로 위장할 계획도 세웠으나 강씨가 이를 알아차려 범행이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