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 받는 법인 카드로 유흥업소 3870여만원 결제

전남대 기술지주회사의 수상한 접대비 내역
민주당 서동용 국회의원.

[헤럴드경제(광양)=박대성 기자]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100%의 지분을 출자·소유 중인 기술지주회사가 적자 상황에서도 유흥비를 접대비 명목으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전남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대학교 소유 기술지주회사의 지출내역상 접대비 계정에서 유흥업소로 확인된 상호의 사업장에서 결제된 내역이 다수 발견됐다.

정부출연금을 사업수익으로 인식해서 운영하는 기술지주회사이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을 유흥비에 유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전망이다.

유흥업소가 발견된 회계연도는 2016년 3047만원, 2017년 2095만원, 2018년 1457만원이 연간 접대비용으로 지출된 가운데 결제처 중 유흥업소로 확인된 금액만 2016년 1084만 원, 2017년 1875만 원, 2018년 912만 원이다.

유흥주점 지출내역이 발견된 3년간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약 15억 원의 정부출연금을 수익으로 인식했으며, 같은 기간 회사 매출이 2억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고보조금으로 회사를 경영했고, 유흥비도 유용했다는 말이 된다.

유흥업소로 확인된 건은 3년간 총 73건이었고, 영수증이 없어 확인이 안 되는 건까지 다하면 총금액은 약 5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일부 결제 건은 자필로 금액을 쓴 쪽지만 첨부되어 있을 뿐, 제대로 영수증빙 자료가 첨부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러한 전남대 기술지주회사의 법인카드 유흥업소 사용 문제가 몇 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상 대학 총장이 산학협력단을 1년에 1회 이상 감사해야 하지만 이러한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전남대는 산학협력단 감사에서 전체적인 지출 금액에 관해서만 확인했을 뿐, 그동안 지출 회계에 대한 세부 사항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또한, 2019년 기술지주회사의 대표가 변경된 이후 유흥업소 결제가 없다는 것도 문제로, 경영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법인카드가 부정하게 사용될 수도 있는 허술한 구조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서동용 국회의원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수주해서 운영하는 국립대학교 기술지주회사는 일반 사기업과는 운영 취지와 설립부터 결이 다르다”며 “전남대 뿐만 아니라 기술지주회사가 본래 취지에 맞게 경영되고 있는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통해 도덕적 해이에 따른 국민 우려를 줄이고 사업성과와 공공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