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17개 지자체·종교계 등 망라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 본격 출범 고비용 결혼·임산부배려 캠페인 전개 정부도 ‘비용’서 ‘시간’ 지원 방향전환

‘하나씩만 나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던 산아제한 캠페인이 ‘결혼과 자녀출산, 인류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는 출산장려 캠페인으로 뒤바뀐지 십수년이 흘렀지만 저출산문제 해법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결혼 자체를 꺼리면서 ‘미혼’ 대신 ‘비혼’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인구위기’라는 말은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는듯하다. 우리사회가 ‘초저출산 현상’을 단기간에 극복하지 못하면 멀지않아 ‘인구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다. 저출산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재앙이 된다. 우리나라는 결혼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낮지 않은데 출산율은 아주 낮다. 이런 현상은 부모가 자식을 계속해서 뒷바라지하는 ‘AS(애프터 서비스) 의무자’가 돼버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갑자기 잘살게 되면서 성취욕이 커진 상태에서 자식을 키우는게 자신의 자아실현을 방해하는 것같은 요소라고 생각하게 되니 아이 낳기가 꺼려진다.

게다가 사교육비·보육비 등 아이 키우는데 비용이 많이 들고, 직장도 출산친화적이거나 가족친화적이지 못하니 눈치를 봐야 한다. 자기경력이 손상되지 않길 바라면서 자꾸 출산을 미루게 되고, 첫 아이가 늦어지니 둘째도 늦어지고…. 초저출산을 부르는 악순환에 빠진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은 원인이 여러가지라 한 가지 방안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개인만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부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같은 인식하에 대한민국의 전 사회가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식·문화개선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초저출산 극복의 전제가 되는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다자녀 낳기를 꺼리는 가족문화 개선 등을 위해 중앙 정부와 전국 17개 지자체, 종교계 7대 종단, 인구보건복지협회와 한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등 시민·지역사회 단체 등이 한 깃발 아래 모였다. 바로 지난 4월 출범한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다.

사회연대회의는 그간 사회각계의 프로그램을 공유, 다양한 저출산 극복 노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앞으로 ▷부부 중심 결혼문화 확산 ▷보여주기식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 ▷기업과 사회의 임산부 배려 문화 확산 ▷일·가정 균형의 근본적 장애요인인 장시간 근로 개선 ▷남성의 가사·육아분담문화 확산 ▷좋은 대학 보내기에 집중된 비합리적 양육·교육문화 개선 등 중앙과 지역이 함께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드는 사회운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지금의 심각한 저출산은 결혼이나 출산만 강조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결혼의 충분조건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결혼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결혼했을 때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 청년들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손숙미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무조건 낳으면 좋다는 강요가 아닌, 부부가 아이를 낳겠다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일·가정 양립을 하는 가족친화적인 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연대회의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결혼, 가족이 생기는 과정의 즐거움 등을 담은 ‘아이좋아 둘이좋아’와 ‘가나다’ 등 공익 캠페인을 제작하고 육아영상, 카드뉴스, 블로그, 웹툰 등을 적극 활용해 두자녀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등 저출산 극복 범국민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 11일 ‘인구의 날’은 ‘인구 주간(7월9~17일)’으로 확대해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종교계 등과 함께 저출산 극복을 위한 캠페인 및 행사를 벌여 전사회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각 지역에서는 지자체, 지역기업,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출산·육아 협의회를 구성해 지역 맞춤형 인식개선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17개 시도의 저출산극복 네트워크 참여단체 수는 339개에 달한다. 아울러 종교계와 협력해 오는 9월 열릴 종교문화축제에서 저출산 극복 문제를 다루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출산과 양육비용을 제공하던 기존방식에서 벗어나 ‘시간’을 지원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기로 했다. 맞벌이 여성의 출산 여부는 출산과 양육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와 관련이 많지만, 그간 이런 고려가 부족했다는 인식에서다.

정부는 난임휴가제를 시행하고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출산휴가 보장을 독려하는 등 맞벌이 여성의 임신·출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탄력근로를 활성화하고 맞춤형 보육제도를 시행해 취업모 친화적 보육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회 전반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교육·홍보 활동과 종교계·시민단체와의 공동캠페인을 통해서 일·가정 양립과 가족 친화적 가치관을 적극 확산시킬 방침이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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