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부친은 허위인물… “위조문서 조악” -한국계 할머니 가족 “첼시 리 누군지 모른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지난 시즌 해외동포 자격으로 국내 여자프로농구에서 뛰었던 첼시 오데사 리(27ㆍ이하 첼시 리)가 입단 과정에서 구단에 제출한 출생증명서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했던 인물은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 당국에 첼시 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첼시 리는 우리 검찰이 이메일로 보낸 질의서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고, 소환에도 불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첼시 리의 문서위조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강지식)는 이같은 수사경과를 발표하고, 미국에 보낸 형사사법공조 요청에 대해 답변이 올 때까지 기소중지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첼시 리가 지난해 KEB 하나외환 구단에 입단하면서 제출한 문서는 총 3개다. 자신의 출생증명서와 아버지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 그리고 할머니 이모(1979년 작고) 씨의 사망증명서다.
이 중 가짜로 밝혀진 건 자신과 아버지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다.
검찰은 주한 미국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첼시 리가 출생증명서를 발급했다고 기록된 2015년 4월 20일에는 실제 해당 문서가 발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류 테두리에 기재된 일련번호 역시 출생증명서가 아닌 사망증명서에만 사용되는 번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첼시 리는 정작 2013년 자신의 여권발급을 신청하면서 작성한 문서와 2011년 운전면허증을 발급할 때 제출한 서류에는 아버지에 대해 기재하지 않고 칸을 비워놨다.
자신의 아버지라며 제출한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는 그 조작수법이 더 노골적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첼시 리가 제출한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는 군데군데 칸이 비어 있고, 출생일자란에는 1962년 12월이라고만 기재돼 있을 뿐 일자는 빠져 있었다. 증명서의 양식도 당시 미국 정부에서 쓰지 않는 예전 양식이었다. 발급자는 미국 국무성 국무장관으로 돼 있지만 확인자는 플로리다주 실무자의 이름으로 기재돼 모순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에 비해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가 비교적 조악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돌아가신 할머니라며 제출한 이모 씨는 실존인물이었고, 한국계인 점도 확인됐다. 사망증명서도 진본이었다. 그러나 이 씨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한 결과 이 씨의 자녀는 한국계 딸 한 명이 유일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씨의 딸과 통화해보니 이 씨는 미국인과 결혼을 했다거나 아들을 출산한 적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위조 사실을 소속 구단인 하나외환과 WKBL은 전혀 몰랐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첼시 리는 지난 2015~2016 시즌 부천 KEB 하나외환 소속으로 뛰면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첼시 리를 2016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첼시 리의 특별귀화 신청서가 법무부에 제출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구단으로부터 첼시 리의 서류를 건네받아 심사하던 중 위조사실이 의심된다며 올 4월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