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그동안 서민 증세 논란에 휩싸였던 경유값 인상은 이번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서 일단 빠졌다. 하지만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경유와 휘발유 상대가격 조정방안을 검토하기로 해 경유값 인상 여지를 남겨뒀다. 손쉬운 대책으로 애꿎은 경유값 인상 카드만 만지작거린다는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경유값 인상 관련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는 지난 3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범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을 확정, 발표하면서 경유값 인상과 휘발유값 인하 문제는 내용에 담지 않았다. 때문에 경유에 교통에너지환경세 또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해 가격 인상을 유도하겠다는 방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당초 정부는 휘발유값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조정, 경유값을 올리고 휘발유값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여야의 반대에 부딪혀 인상방침을 일단 접었다. 다만 정부는 환경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업계 입장, 국제수준 등을 고려해 현행 경유와 휘발유 상대가격의 조정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4개 국책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한 후 공청회 등을 열어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3일 미세먼지 대책 브리핑에서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는 올해 바로 착수할 계획”이라며 “다만 살펴볼 것이 많아 시기는 지금 예단할 수 없고, 기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현재 100 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 가격 비율을 95 대 90 등 조정하는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환경개선부담금을 경유 가격과 경유차에 부과하면 이중 부담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차량 자체에 붙는 부담금은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환경단체들도 경유값 인상 등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경회의는 “많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경유가격 인상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 세제 개편 문제는 사실상 지금 결론이 나더라도 법을 당장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교통에너지환경세법이 정한 기한인 2018년 12월 31일 이후에나 시행 가능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한국환경회의는 이어 “에너지 세제 개편은 장기적인 경유차 미세먼지 저감대책인 만큼 지금 이대로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고 논의를 접을 것이 아니라 2018년까지 사회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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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성규 환경부 장관[사진=헤럴드경제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