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기자촌 50주년 홈커밍데이 개최 -첫 입주 원로언론인ㆍ대한언론인회등 대거 참석 -통일 대비 남북 관문…한국문학관 유치 지지도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 은평구 진관외동 175번지. 북한산 자락에 알몸을 드러낸 텅 빈 부지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400여 가구의 단독주택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었다. 서울 4대 명찰로 꼽히는 진관사와 세종대왕의 9번째 아들인 화의군 묘도 지척이다.

2일 오전부터 이곳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모여들었다. 반갑게 악수하며 미소짓는 모습이 예사 인연은 아니었다. 모두 한동네에서 동고동락하며 작은 행복을 나눴던 ‘기자촌’ 이웃사촌들이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 잘 알려진 얼굴도 많다.

기자촌은 한국기자협회가 1969년 국유지인 황무지와 임야 4만3325평을 사들여 기자들을 위한 주택단지를 조성해놓은 곳이다. 배경에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와 김현옥 서울시장의 지원이 있었다.

이날은 이 기자촌을 건립하는 계획이 수립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서울 은평구(구청장 김우영)는 이를 기념해 옛 기자촌에 살던 원로언론인과 가족들을 초청하는 ‘홈커밍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홈커밍데이 행사에서는 당시 기자촌 입주자 명단과 기자촌의 유래, 연혁을 새긴 표지석 제막식이 열렸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기자촌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도 볼거리였다.

2006년 뉴타운계획으로 집들이 철거돼 빈 땅만 남은 이곳은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은평구가 이 터에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4개의 전국 기초지자체들이 신청서를 내 치열하다,

문학관이 들어서면 옆에는 언론기념관을 건립해 언론ㆍ문학인을 위한 문학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마스터플랜에 은평구민은 물론 옛 기자촌 이웃, 문인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은평구는 문학과 인연이 깊다. 정지용 시인이 납북 전까지 살았고 ‘광장’의 최인훈 작가도 은평 사람이었다. 광복 이후 은평구를 거쳐간 문인이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50년 가까이 은평주민인 이호철 작가는 “제 작품 ‘남녘사랑 북녘사랑’이 전세계 15개 언어로 번역돼 발간됐다, 우리 문학에 관심있는 사람이 한국을 찾을 때 한국문학의 상징성도 있고 국제공항도 가까운 은평에 문학관이 있어야 제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