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십수년째 ‘초저출산의 덫’에 갇힌 대한민국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줄어든다. 덩달아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자도 연쇄적으로 줄어들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 고령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후손들의 사회보장 부담 증가가 현실화한다. ‘저출산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2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전망(2016~2020)’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과 국민연금가입률 증가 등으로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는 작년 말 2156만명에서 올해 2177만명으로 늘어나지만, 내년에는 2167만명으로 10만명 감소한다. 이후 2018년 2155만명, 2019년 2141만명으로 계속 감소폭이 커지다 2020년 2122만명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가입자가 줄어들면서 가입자가 내는 연금보험료 증가율도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연금보험료 수입증가율은 올해 6.1%에서 내년 3.0%로 낮아지고 2018년 2.81%, 2019년 2.89%, 2020년 2.84% 등 2% 후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현상은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을 받게되는 군인ㆍ공무원ㆍ사학연금 등 직역별 연금과 건강ㆍ고용ㆍ산재보험 등 7대 사회보험 모두가 완만하게나마 공통적으로 겪어야 할 사항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65세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가 넘는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2026년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ㆍ보험료 납부인구가 줄어들고 수급인구는 늘어나 사회보장지출 부담이 급증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하면 202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3.1명이 65세 이상 노인 1명을, 2030년에는 1.9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한국은 2001년 이후 15년째 ‘초저출산의 덫’에 갇혀 있다.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2014년까지 9년간 66조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됐지만,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2010년 1.23명, 2015년 1.24명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인구 1억2000명인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46명으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저출산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저성장 국면으로 본격 진입하는 등 사회ㆍ경제적 위기도 예견된다. 노동력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사회보장 부담 증가, 재정수지 악화, 병력자원 부족 등 사회 경제 전반에서 연쇄적 파장이 우려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림 부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규모 유지에 필요한 노동력이 2024년부터 모자라기 시작해 2060년에는 900만명이 넘게 부족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2060년 전체인구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동으로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그만큼 작아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여성이나 중고령자의 노동력의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초저출산으로 인해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이상 강대국인 ‘30·50클럽’의 꿈도 멀어지고 있다. 2015년 현재 ‘30·50클럽’에 이름을 올린 국가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6개국 뿐이다. 2012년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에 진입한 한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면 식민지배를 받았던 국가 최초이자, 세계 일곱번째 ‘30·50클럽’ 가입국이 된다. 하지만 초저출산이란 복병이 만만찮다. 저출산의 역습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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