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3년 전 박인비(28)에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고 눈물을 쏟았던 그 소녀가 맞나 싶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지고, 불과 이달 초 첫 우승 때만 해도 손발이 덜덜 떨려 통제가 안됐다던 그 ‘새가슴’ 골퍼가 맞나 싶다.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미국 투어를 지배하고 있는 코리안낭자 군단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됐고, 2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올림픽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주타누간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의 트래비스 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09야드)에서 벌어진 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크리스티나 김(10언더파 278타)을 5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오랐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과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국내 기업 볼빅이 신설한 볼빅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5월에 열린 LPGA 대회를 모두 싹쓸이했다. LPGA 투어서 3연속 우승은 2013년 박인비(LPGA 챔피언십, 아칸소 챔피언십, US여자오픈) 이후 3년 만이다.
한 타 차 선두로 출발한 주타누간은 7번홀까지 한 타를 더 줄인 뒤 낙뢰 예보로 경기를 중단했다. 주타누간은 경기가 1시간 정도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흐름이 끊길 수도 있었지만 타수를 잃지 않고 자신의 게임에 몰입했다. 주타누간은 13번홀(파4)서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데 이어 14번홀(파5)서도 한 타를 줄여 2위 그룹과 격차를 4타로 벌리며 독주체제를 굳혔다. 16번홀(파3)에서도 한 타를 줄인 주타누간은 17번홀(파4)서는 10m가 넘는 버디 퍼트까지 넣어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주타누간은 18세였던 3년 전 악몽으로 ‘새가슴 골퍼’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주타누간에 역전승한 선수가 박인비였다. 2013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18번홀(파5) 전까지 박인비에 2타 차 선두였던 주타누간은 마지막홀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다잡은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마지막 3홀 연속 보기로 리디아 고에게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주타누간은 이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뚜벅뚜벅 우승을 향해 걸어갔고 18번홀 챔피언 퍼트를 넣고도 덤덤한 표정으로 미소만 짓는 ‘강심장’ 골퍼가 됐다. 주타누간은 올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르는 매서운 상승세로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효주(21)가 추격전을 벌였지만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쳐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인지(22)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1위, 김세영(23)이4언더파 284타로 리디아 고(19) 등과 공동 1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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