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지연시 인건비 동결등 기재부, 관계부처에 도입 압박 勞 천막농성등 반발 대립각
정부가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관이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 불법 논란이 일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정치권이 나서는 등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공부문 개혁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각 부처의 장ㆍ차관들은 연일 산하 공공기관 대표들을 불러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도입하지 않은 경우 그 이유와 추진계획을 보고받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산하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어 성과연봉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조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이와는 별도로 송언석 지재부 2차관은 미도입 공공기관의 부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촉구했다.
정부의 의지가 강한 반면 노조의 반발 등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관장들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각 부처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문하면서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각 부처는 공공기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정한 보상 시스템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서 120개 공공기관 모두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주길 바란다”고 강한 톤으로 주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즉각 금융 공공기관장 간담회를 갖고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 보수ㆍ예산ㆍ정원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어 12일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공 및 금융기관은 재정적 지원과 정년 60세 시행의 최대수혜자라면서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선도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했다.
다음달에는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주재로 주요 공공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과연봉제 도입 점검회의가 열린다. 각 부처는 발등의 불인 성과연봉제 도입에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산하기관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120개 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연봉제 도입을 연내에, 특히 공기업은 상반기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절반 정도가 이를 도입하기로 노사가 합의하거나 이사회 결의를 마쳤지만 임직원수가 많은 대형 공공기관들의 도입은 저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의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공부문 노조는 세종시 기재부 청사 앞에서 20여일째 천막농성을 지속하고 있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다음달 대규모 항의집회에 이어 9월에는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욱이 일부 공공기관이 노조와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해 직원들의 급여체계를 변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법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갈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는 정부가 추진해온 노동개혁 가운데 임금체계 개편의 시금석이다. 또 지난해 임금피크제에 이어 올해 공공기관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사안으로 등장한 상태다. 앞으로 정부와 노조ㆍ정치권의 힘겨루기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해준·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