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ㆍ조민선 기자]용선료 협상을 두고 용선주들과 현대상선이 벌이는 마라톤 협상이 치킨게임(먼저 포기하는 쪽이 손해를 보는 게임)의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협상이 최종적으로 성공 못하면 양측이 모두 큰 손실을 부담하는 승자없는 게임(Lose-Lose 게임)이 될 전망이다.
협상에 성공하지 않으면 현대상선은 그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며, 이 경우 회사가 회생하기 보다는 청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및 채권단, 사채권자들도 큰 피해를 보지만 용선주들 역시 더이상 용선료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된다.
지난 2011년 대한해운의 경우도 협상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선주들이 용선료를 받지 못해 큰 손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현재 1차 데드라인을 넘긴 용선료 협상 결과는 아직도 용선주들이 언제까지 가부를 알려주겠다는 말조차 꺼내지 않을 정도로 베일 속에 가려있다. 용선주 측이나 채권단 측 모두 먼저 말을 꺼내는 쪽이 상대방에게 끌려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극도로 조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용선주들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현대상선의 용선료를 받을 수 없게 되지만 다른 계약은 온전하게 지킬 수 있다. 그에 반해 현대상선의 용선료를 깎아주면 다른 해운업체들의 용선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현대상선에 대한 의존도가 큰 그리스의 용선사 다나오스는 지난 18일 단체협상에서 “기존의 계약가치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밝히며 용선료 인하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상선은 법정관리로 갈 경우 선주들이 입을 손해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점을 내세워 설득하고 있다.
금융권과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결국 청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정관리 하에서는 현대상선 영업력의 핵심을 차지하는 글로벌 해운선사 동맹체에 가입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 현재 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아 법원 역시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선주들은 배를 회수해 가더라도 업황 부진으로 배를 빌려줄 선사를 쉽게 찾지 못할 것으로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상선에 깎아준 용선료보다 더 싼 값에 배를 빌려줘야 하거나 아예 배를 빈 채로 놀리게 될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도 선주들은 최종적으로 연체 용선료 채권액의 3%만을 인정받는 등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결국 선주들로서는 용선료를 인하해서라도 현대상선을 살리고 줄어든 용선료나마 계속 받을 것이냐, 아니면 현대상선으로부터 받을 용선료를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해운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냐를 두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현재 두가지 상황을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