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금융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12일 농협ㆍ우리ㆍKEB하나은행 등 3개 은행장을 만나 대기업에 대한 신속한 주채무계열 재무평가와 구조조정에 대비한 충분한 충당금을 쌓아줄 것으로 주문했다.

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부 시중은행장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구조조정 현안과 관련해 이같이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참석했다. 조선ㆍ해운업계의 여신이 대거 몰려 있는 은행들이다.

진 원장은 은행장들에게 “부실자산과 관련한 손실 인식을 명확히 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이슈화한 가운데 부실자산을 미리미리 털어내고 충격에 대비해야 하지만 주주들의 배당 압력이나 당기순익 유지 필요성 때문에 부실자산 처리를 지연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진 원장은 이어 “앞으로 경기가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최대한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체력 비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조선업 등 주요 구조조정 현안으로 떠오른 업종과 관련해서는 자구계획이 신속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이 책임감을 갖고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주채무계열 평가와 기업 신용위험평가도 신속하고 엄정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특히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 5대 경기민감업종에 속하는 기업의 위험 요인을 잘 살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채권은행들은 주채무계열 평가 작업을 이르면 다음 주 초까지 마무리하고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자산 규모 500억 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도 이의제기 처리 기간이 한 달 이상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7월 중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큰 방향에서 채권은행들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아직까지 대우조선 등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차후 생사(生死) 여부가 결정된다면 이에 따른 구조조정 방향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구조조정 중인 조선, 해운사의 주채권은행은 주로 산은이지만, 대부분 채권단 100% 동의를 요하는 자율협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채권은행들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자율협약 중인 한진중공업에 추가 자금 지원액을 놓고 산은이 실사 결과를 토대로 1400억원을 지원하자고 했으나 채권단의 반대로 실사 전 지원키로 했던 1200억원만 지원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은행장은 “조선, 해운업종에 대한 문제가 너무 부각되면서 경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금융부문에서 신속하게 판단해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수주가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금융쪽에서 지원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