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올해에도 어김없이 ‘슈퍼스타K’가 돌아온다. 시들해진 오디션 열기 속에서도 잊지 않고 해마다 안방을 찾는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K’의 시작은 심히 창대했다. 지난 2009년 방송가 최초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등장, 시즌2에서 배관공 출신 허각을 우승자로 배출하며 케이블 TV 사상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슈퍼스타K’가 세운 진기록은 지난해 ’응답하라 1988‘(최고 시청률 18.8%,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이 등장하기 전까지 지속됐다.
‘슈퍼스타K’는 대형기획사 소속 아이돌그룹이 쏟아지며 가요계를 장악하던 시기 등장했다. 설 자리를 잃어가는 가수 지망생을 비롯해 연령과 성별, 스펙을 초월해 공평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꿈의 오디션’은 통했다. 시즌2 허각의 우승은 2010년 당시 공정사회, 투명사회의 모델로 꼽히며 정재계의 화두로까지 떠올랐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원조 오디션의 아성은 흔들렸다. 지상파와 케이블을 아울러 엇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는 물론 장르별로 세분화된 오디션 프로그램(KBS2 TOP밴드, 엠넷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등)까지 방송가를 장악했다. 똑같은 포맷에 경쟁을 강요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감은 시청자에게 먼저 찾아왔다.
비단 국내 방송가에서 빚어진 일은 아니다. ‘슈퍼스타K’의 모태 프로그램 격인 미국 폭스TV의 최장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도 최근 14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폐지됐다. 이 프로그램은 무수히 많은 스타들을 발굴하며 음악시장의 다양성에 일조했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장수 프로그램인 만큼 식상함도 더해갔고, NBC 방송의 ‘더 보이스’와 같은 경쟁 프로그램의 등장으로 시청률은 하락했다. 결국 폭스 TV는 폐지라는 결단을 내렸다.
국내 방송가라고 사정이 다르진 않다. 오디션의 열기는 예전만 못 하다. 하지만 엠넷의 입장에서 ‘슈퍼스타K’는 쉽사리 버릴 수 없는 ‘간판 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K’는 사실 B급 정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일색이었던 엠넷의 채널 이미지 개선과 인지도 상승에 일조한 대표적인 콘텐츠다. 케이블TV의 위상은 ‘슈퍼스타K’ 시즌2의 국민적 인기와 더불어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더불어 “오디션이라는 장르의 상징성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새로운 아이템이 딱히 대체할 아이템이 마땅치 않은 때”에 기존의 알려진 프로그램의 새 시즌을 내놓는 전략이 도리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의 해석이다.
포기할 수 없는 카드라면, 꺼져가는 불씨를 살릴 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남았다. 지난 시즌7은 화제를 불러오는 데에 실패했다. 비슷한 포맷은 식상했고, 화제의 참가자는 부족했다.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낸 참가자가 반전 없이 우승을 거머쥐자 긴장감은 반감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패는 결국 음악성과 스타성을 두루 겸비한 참가자 발굴에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의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지난 시즌도 화제도 되지 않았다”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실력이 주요 관건이다. 실력파 출연자들을 끌어 모으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의 이번 시즌이 역대 최초로 현장예선에서 뮤지션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Mnet은 “참가자들의 실력과 스타성, 잠재적인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심사”해 숨은 “인재들을 발굴하겠다”는 각오를 앞서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