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 2001년 직장인 A씨는 은행에서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했다. 240만원 납입때는 32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는 설명에 은행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드는 펀드를 편입했다. 10년이 지난 뒤 누적 수익률은 386%, 잔고는 1166만원이 돼 있었다. A씨는 연금소득세 5.5%(64만원)를 제외한 1162만원을 손에 쥐었다. 세액공제에 두둑한 수익률까지. A씨는 성공적 투자라고 쾌재를 불렀다.

세금이 늘어나는 절세계좌가 있다. 괴변같지만 사실이다. A씨가 만약 이 펀드를 연금저축계좌가 아닌 일반 펀드계좌로 운용했다면 A씨가 내야할 세금은 ‘0’원이다. 세액공제를 받았으니, 연금소득세 5.5% 보다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이나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A씨의 경우 세액공제까지 더해 손에 쥔 금액은 1198만원이다. 여기서 연금소득세 64만원을 제하면 1134만원을 실제 수령했다. 그러나 A씨가 일반펀드계좌로 운영했다면 세액공제 혜택은 없지만, 연금소득세도 내지 않아 1166만원을 그대로 수령하게 된다. 국내주식형펀드에는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내지 않아도 될 세금 32만원을 낸 것이다.

연금저축계좌는 연 400만원 한도로 납입액의 13.2%(52만8000원)까지 세액공제를 해줘 대표적 절세계좌로 꼽힌다. 문제는 이 계좌에 편입하는 펀드의 종류에 있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 중 절반정도가 세금을 내지 않는 국내주식형펀드를 편입한다. 2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1일기준 현재 연금저축펀드 수탁액은 10조 8534억이다. 이중 국내주식형펀드는 5조6312억에 달한다. 국민자산 절반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낼 형편이다.

그나마도 수익이 났다면 다행이나, 원금을 까먹고 있는 연금펀드도 상당하다. 설정액기준 상위 10개 연금펀드 중 절반가량이 5년 수익률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설정액이 가장 많은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 1[주식형]’은 5년 수익률이 -30.18%다.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C)’도 5년 수익률이 -22.91%,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2030연금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 1(주식)’도 -22.64%에 그쳤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주식형펀드를 연금계좌로 운용하는 이유로는 ‘두려움’이 꼽힌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차장은 “연금은 보통 가입기간이 10년~20년으로 길다보니 잘 알지 못하는 해외펀드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금저축계좌에 편입하는 펀드는 연금소득세 5.5%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상품을 편입해야한다”며 “매매차익의 15.4%를 과세하는 해외펀드를 편입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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