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납품하는 독감백신 물량 및 단가를 담합한 혐의로 한국백신, SK케미칼, 녹십자, LG생명과학, 보령바이오파마 등에게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취소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소영)와 대법원 제2부(주심 박병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2011년 6월19일 한국백신, SK케미칼, 녹십자, LG생명과학, 보령바이오파마 등 8개사에 내린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하라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회사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독감백신의 납품 가격과 물량을 협의해 조달청과 조달계약을 체결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다.

한국백신에는 16억원이, SK케미칼엔 10억6800만원이 각각 부과됐고, 녹십자(8억원), LG생명과학(7억500만원), 보령바이오파마(4억7300만원) 등에 과징금 납부 명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백신 제조업체들은 “질병관리본부의 지도 또는 지시에 따라 납품물량과 가격을 정해 수의계약 또는 경쟁 입찰 등의 형식으로 납품했을 뿐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005년과 2006년의 행위가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하진 않지만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각 행위는 경쟁을 제한하는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부당한 공동행위만으로도 시정명령 처분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2005년 및 2006년 행위가 부당하지 않는 이상 각 연도의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해 전체 과징금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며 “과징금 산정이 위법하므로 과징금 납부명령은 전부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