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신고못하게 절취 대법 “재산상 이득 볼 의사없다”
상대방이 음주운전과 폭력을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기를 빼앗아 가져간 것만으로 절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보영)는 ‘공동폭행’, ‘절도’,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A모(29) 씨에게 절도를 무죄로 판단하고, 다른 혐의만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공동으로 폭행으로 가담한 B모(27) 씨에게는 ‘선고유예’형이 확정됐다.
A 씨는 2014년 3월12일 새벽 혈중알콜농도 0.082% 상태에서 청주대학교 인근에서 오토바이에 B 씨를 태우고 약 7㎞ 운전했다. 이때 뒤를 따라온 피해자(17ㆍ남)가 “술을 먹고 운전한 것이냐”며 신고하려 하자, B 씨는 등 뒤에서 피해자를 붙잡고, A 씨는 멱살을 잡은 후, 피해자의 허벅지 부위와 엉덩이를 수회 때렸다. 그리고 신고할 것을 우려해 8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기를 빼앗았다. 1심은 A 씨에게 음주운전, 공동폭행, 절도죄를 적용해 벌금 150만원, B 씨에겐 공동폭행과 절도방조죄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선 절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A 씨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잠시 빼앗은 것이라고 일관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사건 직후 돌아가 “핸드폰 가져가라”고 말했으나 피해자가 응하지 않았던 점 등을 증거로 들었다.
2심은 “A 씨가 당시 피해자의 휴대전화기를 절취해 이용하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볼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 씨의 절도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B 씨의 절도방조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A 씨에겐 1심보다 금액이 50만원 줄어든 100만원의 벌금형을, B씨에겐 50만원 벌금형에서 선고유예가 각각 선고됐다.
박일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