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젊은이가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건 어렵다. 성공하는 건 더 어렵다. 세상이 청년 자수성가 부자를 주목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들에겐 감춰진 공통점 하나가 있다. 학창시절 ‘빚’이 없었단 점이다. 무일푼이었지만 빚 없이 창업을 결심한 그들은 오롯이 자신의 흥미와 잠재력을 좇아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졸업 뒤에도 수년 간 학자금 대출 상환에 시달리는 우리 청년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는 포브스가 집계해 연초에 발표한 전 세계 30대 이하 부호 600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확실히 드러난다.

전체 절반인 300명은 학자금 대출이 없었다. 대출규모 1만1000∼5만달러(1270만∼5800만원)로 파악된 이는 21.5%로 뒤를 이었다. 9.5%(57명)는 5만1000∼10만달러(5900만∼1억1500만원)의 학자금 빚이 있었다. 갚을 학자금 대출만 10만달러 이상으로 집계된 이는 5%(30명)에 불과했다.

빚이 없었다는 건 그들의 어린시절을 보살핀 가계수준이 웬만큼은 먹고 살 만 했단 의미다. 역시 그랬다. 올해 선정된 30대 이하 자수성가 부호 절반 이상인 378명(63%)은 중산층 가정 출신이었다. 17%(102명)는 상류층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

반면 중산층 이하 가계 출신 자수성가 부자는 20%(120명)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학자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적었던 중산층ㆍ상위소득계층 가정의 젊은이들은 자연스레 학창시절부터 돈 대신 그들의 ‘꿈과 일’을 좇기 시작했다.

600명 중 27%는 평생 해야할 일(창업 등)을 스스로 찾은 시기가 ‘대학시절’이었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때 창업을 결심한 이는 20%로 집계됐다. 더 어릴 적부터 인생의 꿈을 결정지은 청년부자도 23%나 차지했다.

종합하면 젊은 자수성가 부자 10명 중 7명은 대학 졸업 전에 스스로 할 일을 찾고 창업 청사진까지 그린 셈이다.

순수하게 일에만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었던 청년들은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도 달랐다.

전체 절반은 “성공은 나 자신과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나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성공”이라고 대답한 이도 44%에 달했다. 600명 중 94%(564명)가 인생의 성취는 ‘능력과 흥미를 살려 하고싶은 일을 하는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반면 “성공은 (남을 밟고)최고가 되는 것”(4%)ㆍ“부와 권력을 갖는 것”(2%)이란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한편 세계의 청년 자수성가 부호들이 닮고 싶어하는 멘토엔 엘론 머스크(44) 테슬라 최고경영자(CEO)ㆍ리처드브랜슨(65) 버진그룹 회장ㆍ빌 게이츠(61)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등이 꼽혔다. 그들 대부분은 젊은 시절 학자금 빚이 없거나 적었다.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윤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