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의 시판 승인을 받으면서 한미약품에 이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2013년 8월 유럽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램시마는 전세계 6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었지만,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의 시판허가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못 받는다면 ‘절반의 성공‘이었기 때문이다.
램시마 관련 시장은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존슨앤드존슨)’가 5조원 이상 팔리고 있고 상위 개념인 ‘TNF-알파’ 억제제로 확대하면 매출이 20조원에 달한다는 게 셀트리온의 설명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다국적제약사인 노바티스그룹 산하 산도스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작시오’ 뿐이다. 작시오는 지난 3월 FDA로부터 시판을 허가받으며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개막을 알렸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FDA가 승인한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승인 받았지만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 다르다. ‘작시오’가 비교적 제조가 쉬운 1세대 단백질 의약품인 것과 달리 램시마는 이보다 분자 구조가 복잡한 항체 바이오시밀러기 때문이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최근 10년 사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국제적 ‘블록버스터’ 의약품 10위 중 7개를 차지할 만큼 세계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를 통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력을 전세계에 보여줌으로써 미국 시장은 물론 전세계 바이오업계에 입지를 굳힐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장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의 높은 성장 잠재력, 거대한 미국 시장 진입 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시장의 10%만 점유하더라도 단일 제품으로 순식간에 2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처방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민간보험사가 가격 경쟁력이 놓은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고,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램시마로 1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그동안 단일 제품으로 미국 시장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없었다”며 “단일 제품으로 조 단위의 매출을 기대할 수있는 기업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단, 램시마가 미국에서 레미케이드가 아닌 휴미라나 엔브렐 등 ‘TNF-알파’ 억제제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바이오의약품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램시마가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때도 휴미라나 엔브렐의 지난해 분기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램시마의 시장은 전체 TNF-알파 억제제 전체 시장이 아닌 레미케이드에 한정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FDA 승인으로 램시마는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시장에 ‘인플렉트라’(Inflectra)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셀트리온은 현지 판매사인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에 램시마를 공급하고, 화이자는 실제 판매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김태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