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4ㆍ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금융불안을 야기하거나 실현가능성이 낮은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내면서 금융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최저임금으로 표심 끌기에 나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시간당 603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하자, 새누리당이 최고 9000원까지 인상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눈길을 끌었지만 양당 모두 임금 격차 해소 방법과 목표치 달성 방법 등에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한국판 양적완화 카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채권을 대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돈이 돌게 하자는 주장이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여겨지는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공약이다.

한은이 주택담보대출 증권(MBS)을 직접 인수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을 20년 장기분할 상환제도로 전환,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은행의 채권을 인수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하지만 독립성이 중요한 통화정책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됐을 뿐만 아니라 발권력 동원에 따른 부작용도 나올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외에 새누리당은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를 현행 25%에서 20%까지 하향하겠다는 공약도 선보였다.

금융기관의 최고금리는 대부업법상 현재 27.9%지만 사인간의 채권채무에 대한 최고금리는 이자제한법상 25%다.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는 금융기관에 적용되지 않지만 대부업 최고금리 수준과 사실상 연동돼 움직인다. 대부업법상최고금리는 지난달 3일 34.9%에서 27.9%로 7%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이 떨어져 타격이 큰 상태”라면서 “지금도 역마진 얘기가 나오는데 20%까지 내려가면 대부업체는 물론 저축은행, 캐피탈 등 2금융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합법적인 금융기관에서 저신용자의 대출받기는 더 힘들어 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부업체 관계자는 “금리가 더 떨어지면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더 우량 고객 중심으로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다. 6등급도 대출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27.9%로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35만~74만명의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0%대 우체국 신용대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60조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우체국 예금을 활용해 중ㆍ저신용자에게 1인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10%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발생할 수 있는 우체국 위험은 보증보험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포퓰리즘성 재탕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은행과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에서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대출경험이 전무한 우체국에 기존 은행들도 수익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10%대 중금리 대출을 맡기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현행법상으로도 우체국의 신용대출은 불가능하다.

국민의당의 1호 법안 ‘컴백홈’ 법 역시 국민 연금을 재원으로 쓰겠다고 공약해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계부채 대책도 논란거리다.

더불어민주당은 가계부채 문제 해소 방안으로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 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일괄 소각하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근본 원인에 대한 분석이나 대상자 등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있다.

빚은 개인이 졌는데 국가가 빚을 탕감해주는 것으로 도덕적해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코 앞에 둔 지금은 일단 주목받는 게 중요하다”며 “실행 가능성은 일단 선거 후에 생각할 일로 여길 정도”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