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생활 중 훔친 카드로 900만원어치 사용

대형마트에서 70여차레 걸쳐 물품 훔치기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훔친 신용카드로 백화점에서 물건을 펑펑 구입한 20대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훔친 카드로 물건을 산 혐의(특수절도ㆍ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등으로 오모(25)씨와 이모(24ㆍ여)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교제한지 1년 된 두 사람은 올해 1월 집을 나와 대형 병원 로비나 공원 벤치, PC방 등을 전전하며 노숙생활을 했다.

그러던 올 2월 송파구의 대형 종합병원 주차장 요금정산소 서랍을 뒤지다가 신용카드를 한 장 발견하고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훔친 카드로 백화점에 가 고가 의류와 노트북 등을 마음껏 구매했고, 노래방 등을 다니며 유흥을 즐겼다.

이씨는 125㏄ 중고 오토바이 2대를 사 오씨와 다른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노숙 대신 관광호텔에 투숙하며 룸서비스도 이용했다.

이들이 훔친 카드는 병원 방문객이 잃어버린 것을 누군가 주워 이곳에 가져다 준 것이었다.

카드 주인은 갑자기 거액이 결제되는 것을 이상히 여긴 카드사가 연락을 할 때까지도 누군가 자신의 카드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들은 카드가 정지되기 전 까지 보름 동안 132회에 걸쳐 900만원어치를 사용했다.

이들 커플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대형마트 9곳에서 72회에 걸쳐 식료품 등 190만원 상당의 물품을 도둑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씨가 망을 보는 사이 이씨가 바코드를 떼고 미리 준비해 간 비닐봉지에 넣어나오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훔친 카드를 쓸 수 없게 된 후 다시 노숙생활을 하다, 지난달 18일 송파구 한 공원에서 운동중인 한 여성의 가방을 훔치면서 결국 붙잡혔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로 가방을 훔친 범인을 추적하다 이튿날 현장 인근에서 두 사람을 검거했다.

이들의 소지품을 확인하던 경찰은 이들이 갖고 있던 카드가 도난 신고가 돼있던 카드인 것을 확인하면서 이들의 범행은 모두 탄로났다.

조사결과 오씨와 이씨에게는 절도 등 전과가 각각 5건, 3건으로 이씨는 중고물품 사기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이들은 경찰에서 범행 대부분을 시인하면서 “옷도 사야 했고 필요한 곳이 많아 카드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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