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서태지, 장진, 성석제, 송승환, 김난도…. 1년 넘게 스타 강연자들이 거쳐갔다.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보여주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강연자가 등장해 이 영상을 프리젠테이션한다. 다큐인듯 강연인듯, 다큐 같기도 하고 강연 같기도 한 ‘명견만리’는 두 개의 포맷을 합쳐 전혀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태어났다. ‘공영성’을 강조하되 계도성으로 치우치지 않는 쌍방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3월 첫 방송된 ‘명견만리’는 평균 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년째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미래를 위한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제목”을 찾기 위해 고심하던 ‘명견만리’ 정현모 팀장은 “어감이 이상하지만, 낯선 어감이 기억에 남는다”는 생각에 현재의 제목을 정하게 됐다. 3회 출연자 서태지가 특히 마음에 들어한 제목이다.
이 프로그램의 태생은 다큐멘터리다. 정현모 팀장은 “보시는 분들은 강연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지만 사실 다큐멘터리의 변형된 포맷”이라고 말했다. 과거 주로 해오던 “아젠다성 다큐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해보자는 문제의식으로 만든 포맷”이라고 한다. 태생이 ‘다큐멘터리’이기에,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7~8명의 PD들 역시 다큐PD가 주축이 된다. “일방적으로 취재 내용을 전달하는 다큐 프로그램을 대중적 출연자와 함께 취재하고, 프로그램 내용을 프리젠테이션한 뒤, 의견을 구해 대화 방식으로 풀어가는 형식“이다. ”쌍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명견만리’다.
‘명견만리’가 다루는 주제는 주로 ‘미래 이슈’다. 정 팀장은 “인구 문제, 일자리 문제 등 미래이슈 가운데 상대적으로 절박성이 강한 주제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주제를 정한 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해당 테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강사를 섭외한다.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정 팀장은 “기본적으로 테마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분을 섭외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섭외 뒤 무산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편성 있는 주제들이기에 평소에 관심은 있지만 깊숙하게 취재하지 못했거나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함께 취재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이 생기기도 한다”고 정 팀장은 귀띔했다.
전문적 테마를 다룰 때는 그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하기도 한다. 다만 기존 프로그램과 달리 “강연자의 지식을 그대로 풀어넣는 방송이 아니다. 강연자의 의견을 수용하고,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풀어나간다”며 “자기가 발로 직접 뛰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꼰대 강연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TV에선 제작진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강연자가 풀어주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내놓는다. 영상을 통해 설명이 더해지자 시청자들은 좀 더 쉽게 다양한 이슈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 “취재를 근거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설득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렉처멘터리’라는 새로운 포맷과 더불어 ‘명견만리’가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소통’이다. 프로그램에선 관객들을 ‘미래참여단’이라고 부른다. ‘자발적 청중단’이다.
정 팀장은 ‘미래참여단’을 구성하게 된 이유로 “우리 사회에 분명히 참여욕구가 있다고 봤다. 누구나 발언의 욕구가 있다고 봤다“며 “이런 판을 벌여서 참여할 분들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초반 300~400명으로 시작한 ‘미래참여단’은 어느새 1만 명으로 늘었다. 정 팀장에 따르면 미래참여단은 방송 시작 전 준비 모임을 갖고, 토론회도 열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정 팀장은 ”참여단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 방송분량이 55분으로 한정돼있어 다 담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비추기도 했다.
또 다른 참여의 공간은 ‘커뮤니케이션 기자단’을 통해 열어놨다. 연령대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기자단 체험이다. 프로그램 녹화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대학생 그룹부터 시니어 그룹까지 대략 30명 정도가 한 달 전부터 커뮤니케이션 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
진화한 형식의 다큐멘터리이자 강연쇼인 ‘명견만리’의 지향점은 ‘이슈의 공론화’다. 때문에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명쾌하게, 평범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단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 팀장은 “예전에 경제 통일 등 이슈를 전문가, 소수 엘리트 계층의 이야기로 이끌어나간 측면이 있다. 엘리트들이 독점한 이슈들을 거치더라도 일반인의 언어로 풀어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과 밀착된 문제로 받아들여 올바른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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