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샤프 교수 논문서 주장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100여년 간 국제법의 일반원칙으로 자리잡아온 ‘민족자결주의’가 무너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테러 세력을 색출한다는 명목 하에 테러와 직접 연관된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테러리스트가 숨어든 국가 자체를 상대로 한 개입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움직임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의 마이클 샤프 법학 대학 교수이자 전 미 국무부 유엔정책 자문은 23일(현지시간) “IS와의 전쟁은 국제법을 어떻게 국제법을 바꿨는가”(How War Against ISIS Changed International Law)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가가 마련한 국제 결의안 및 협약 등으로 국제법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족 자결주의란 민족 집단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정치 조직과 운영을 결정하고 타민족이나 타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을 집단적 권한을 뜻한다. 우드로 윌슨 미국 전 대통령이 제 1차 세계대전 종결을 앞두고 천명한 원칙으로, 유엔 헌장 제 1조 2항에 규정돼 국제법의 근간이자 기본 원칙으로 자리해왔다.

하지만 샤프 교수는 국제사회에 테러가 빈발하면서 이러한 민족자결주의 대신, 테러 공격을 받은 국가의 ‘자위권’을 이유로 테러리스트가 은둔한 나라에 대한 정책개입이나 무력행사를 국제관습법상 허용하는 움직임이 빈번해졌다고 밝혔다. 국제관습법은 국가들의 일반 관행을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샤프 교수는 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가 지난 14년 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의 ‘테러와의 전쟁’과 국제법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시리아 내전 개입,사우디아라비아의 예멘 공습 등 특정 테러리스트나 단체가 아닌 테러시스트가 은둔한 것으로 보이는 국가 자체를 상대로 한 개입을 용인한 사례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파리 테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마련된 ‘2249 결의안’을 통해 국제사회가 국제관습법이 아닌 조약으로서 타국 정책에 개입하거나 직접 공격할 권한을 확인했다고 샤프 교수는 평가했다. 유엔 결의안은 초국가적인 법적 효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다. 따라서 결의안은 조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발생 당시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자국에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무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위권’을 부여한 유엔헌장 제 51조 유엔헌장을 근거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하지만 테러방지를 위한 최초 국제 조약인 ‘테러의 방지 및 처벌을 위한 제네바 협약’은 공포 조성을 의도로 범죄를 행한 ‘특정 인물 혹은 단체’에 대한 무력행사만을 ‘자기방어권(자위권)’로 허용하고 있어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논란을 낳았다.

샤프 교수는 결론부에 “누가 한 국가의 테러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권한’을 누가 발휘할 것인가”라며 “유엔 헌장 제 51조는 매우 제한이고 이례저인 상황에서만 무력행사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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