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금융당국이 오는 4월부터 공인인증서 없이도 온라인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내용을 담은 시행령을 준비중이지만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법으로는 허용되지만 관련 시스템 정비에 나서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은 보험 가입시 공인인증서가 계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보험 가입시 공인인증서 외의 다른 신원확인 방법(생체정보, 화상통화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을 마련했으며 24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고 25일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행령은 오는 29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면 바로 공포돼 시행될 전망이다.

이르면 3월 말부터 늦어도 4월 초까지는 법적으로는 온라인 보험 가입시 공인인증서 외의 다른 신원확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현장점검반이 점검을 나갔을때 보험업계에서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규제를 해소하기로 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우리 업체의 경우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면 이미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요청할 경우 휴대전화로 인증번호를 보내 확인하는 방법으로 보험가입여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준비중이다”며 “하지만 보험가입, 보험료 자동이체 출금동의 등에는 계속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예정이며 당분간 시스템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들도 “공인인증서외 대체수단 허용과 관련해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개별사가 다른 인증방식을 사용하다 금융사고가 발생한다면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 선듯 나서는 곳이 없을 것”이라 귀띔했다.

이처럼 업계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의 비중이 아직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의 경우 온라인 가입은 53억원으로 전체의 0.1%에 불과하다. 손해보험쪽도 온라인 가입 비중은 1조 564억으로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온라인 가입자들을 위한 다른 인증수단 개발에 나설 유인이 적다는게 업계 사람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모바일, 온라인을 통한 보험 가입이 점점 늘어나나고 있는 만큼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해 다른 본인확인 수단을 만드는 곳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모바일의 경우 온라인과는 달리 공인인증서의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돈이 많이 드는 생체인증 대신 화상통화나 휴대전화 인증번호 확인 시스템등을 도입하는 보험사들이 생겨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핀테크 산업 현황 및 점검 회의에서 “보험업법령상 존재하는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