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대결이 종합전적에서 이미 알파고의 승리로 굳혀지면서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의료현장에 도입될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진료과목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의료진은 질병의 진단과 분석, 치료방향 설정 등 비교적 위험성이 낮은 영역부터 인공지능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노동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14일 “가까운 시일 내 의료에 인공지능이 스며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유전체와 같은 복잡한 빅데이터 분석에 인공지능은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노 이사장은 미국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시스템 왓슨을 예로 들면서 의료 관련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짚었다. 그는 “미국 의료계가 왓슨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살펴보니 빅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처방이 이미 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IBM은 2015년 5월부터 미국 내 암 치료센터 14곳이 참여한 가운데 암 환자 유전자 분석에 왓슨을 이용하고 있다.

IBM 왓슨, 구글 알파고와 같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은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분석해 낼 수 있는 만큼, 기존 의료행위가 의료진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왔다면 이젠 인공지능을 통한 위험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의료계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려면 물론 관련 제도와 법률 정비가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도출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경희의료원 의과학연구원장은 “의사는 환자가 오면 가족력, 과거 병력, 현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진찰한다”며 “인공지능은 이러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방침 설정에 인간의 실수나 오류를 최소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앞으로 내과 의료진 역할이 상당히 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인공지능이 의사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에 발맞춰 지금부터 의료계가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수술 전 시뮬레이션 개발’ 분야에 정통한 문영래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2~3년 내 인공지능으로 말미암아 의료와 관련된 엄청난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인간의 오감으로 탐지할 수 없는 미세한 영역까지 접근할 능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동반 성장하려면 의과대학 학생을 비롯한 전체 의료계가 인공지능 개발 프로그램 기여, 미개척 의료 분야 발굴 등 새로운 영역 개발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