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년미만’ 정기예금 잔액 22% 급증 반면, 1년이상 중장기 예금은 10% 감소 단기부동자금 930조 사상 최고속 정기예금도 단기화 뚜렷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저금리 장기화 속 금융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은행 예금도 1년미만이 대세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부동자금이 사상최대인 930조원에 달한 가운데, 주식 뿐 아니라 정기예금 시장에서도 단타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년이 기본으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6개월 등 1년 미만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예치기간별 예금금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금리인상기인 만큼, 앞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가연계증권(ELS)손실, 글로벌주가폭락 등 격변하는 세계금융시장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은행으로 돌리고 있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188조 20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154조 4017억원) 대비 22%늘어난 수치다.

특히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은 81조 39억원에서 117조 7153억원으로 45% 급증하면서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1년 이상 중장기 예금은 423조 6213억원에서 381조 3516억원으로 10%(42조 2697억원) 감소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 예금은 386조 1959억원에서 346조 2483억원으로 줄어들었고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도 18조 9792억원에서 17조 9110억원으로 감소했다.

3년 이상 정기예금도 같은 기간 7%(12조 539억원)줄어 17조 1923억원에 머물렀다.

이 같은 단기예금으로의 자금 쏠림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저금리 지속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진 저금리상황이 지속되면서 기간별 금리차이가 없어 고객들의 장기예금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 한눈에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시중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상품 46개의 평균금리(세전)는 1.35%였으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55%였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과 3년 이상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도 각각 1.55%를 나타내며 차이가 없었다.

연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주가폭락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단기예금 선호현상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투자처를 찾지 못해 단기적으로 예금에 돈을 묻어두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실세요구불, 1월 18일 기준) 잔액은 143조 4342억원으로 작년 말(142조 3574억원)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성 수신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작년 11월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불안과 이로 인한 주식형펀드의 수익감소, 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불안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쳐 고객들이 안정적인 예금에 잠시 자금을 맡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고객의 눈을 단기예금으로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최소 2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해 상반기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국은행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를 미국금리와 동조해 운용할 수 밖에 없다는 예측에서다.

한 금융 관계자는 “내수부진, 수출감소 등 국내경제가 안좋아 인하 압박이 크지만 궁극적으로 한국도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방향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1년이 아닌 6개월짜리 예금이 늘어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