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ㆍ배문숙 기자] 수출이 14개월 연속하며 최장기간 감소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올 1월 승용차 판매가 전월대비 28% 줄어드는 등 소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생산과 투자도 동반 감소해 우리경제 전체의 활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수출절벽’에 이어 ‘소비절벽’까지 현실화하면서 성장률이 급감하고 침체가 심화되는 ‘성장절벽’으로 내몰리는 양상이다. 정부는 1분기 재정과 정책금융 집행을 당초보다 21조원 이상 늘리는 등 부양책을 동원하고 있으나 꺾인 경제를 되돌릴지는 미지수다.
▶승용차 ‘개소세’ 쇼크에 소비절벽 현실화=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과 소비ㆍ투자가 동반 감소하고, 제조업 재고는 늘어나고,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주요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향후 경기예측 지표도 마이너스였다.
올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수출이 작년부터 1년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현장의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특히 광공업(-1.8%)과 함께 서비스업(-0.9%) 생산이 동시에 줄어 전체 경제제활력이 둔화됐음을 나타냈다.
심각한 것은 소비다.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와 의복 등 준내구재(0.7%)가 늘었지만 승용차 등 내구재(-13.9%) 판매가 큰폭으로 줄며 전월대비 1.4% 감소했다.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종료됐던 승용차 판매는 무려 28.1%나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2.5%)와 운송장비(-11.0%)에서 모두 줄어들면서 6.0% 감소했다. 특히 선박을 제외한 국내 기계수주는 공공부문과 자동차, 기타운송장비 등 민간부문의 수주가 모두 줄면서 전년 동월대비 16.1% 감소해 기업의 투자위축을 반영했다.
제조업 재고는 한달 전보다 2.2% 늘어난 반면, 가동률은 1.1% 하락한 72.6%에 머물렀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2포인트 하락해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획재정부는 1월 산업활동 지표가 부진한 것은 개소세 인하 중단으로 승용차 판매가 감소하는 등의 일시적 요인과 수출부진 심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특히 자동차 판매감소가 소매판매 감소의 292.9%, 설비투자 감소의 80%, 광공업 생산 감소의 23.9%에 해당하는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고, 2월에는 개소세 인하 연장 등 정책효과로 주요지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최장기간 감소세, 터널이 안보인다=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올해도 1∼2월 연속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전체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수출이 회복되려면 대외여건이 개선돼야 하지만 올들어 오히려 악화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 결과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은 364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2% 줄어들었다. 지난 1월(-18.8%)보다는 감소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최장 수출 ‘후퇴’ 기록이다.
수출액수가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해 3.1% 성장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정부도 내부적으로 저유가,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아 수출이 상반기까지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줄어들면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넉 달째 하락하며 지난달에는 6년 11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전 세계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IB)의 경제 전망치를 모아 매달 발표하는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2월 집계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7%였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정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것과 동시에 대외불안의 파고를 헤처나가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기재부는 향후 경기대응과 관련해 “1분기 재정 조기집행과 수출ㆍ투자활성화 등 경제활성화 노력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동시에 “대외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영향을 면밀히 모니티링하고 가계ㆍ기업부채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