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기술력을 갖췄지만 자금사정이 어렵기 쉬운 창업 초기 기업들에 대해 은행들이 직접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기술금융 평가 방식이 바뀐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기술력을 평가하는 역량을 갖추면서 외부 평가기관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대출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투자 및 창업 초기 지원을 유인하는 방향으로 평가지표를 대폭 개편한다고 24일 밝혔다.
기술금융이란 기업의 재무제표만 보지 않고 기술력도 함께 고려해 성장성이 큰 기업에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혁신성 평가의 한 분야로 2014년 하반기부터 기술금융 실적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해왔다.
개편안은 기술금융 관련 투자실적의 평가 비중을 10%에서 15%로 늘리고, 초기기업과 관련한 지원실적 평가 비중을 6%에서 1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수 기술 기업에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대신 직접투자를 하고, 성장가능성이 큰 초기기업 발굴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일반ㆍ지방ㆍ특수은행으로 나눴던 평가그룹은 중소기업금융 규모를 고려해 대형ㆍ소형ㆍ기타은행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ㆍ기업 등 6개 은행이 대형은행으로 분류됐고, 부산ㆍ대구ㆍ경남ㆍ광주ㆍ전북ㆍ수협ㆍ씨티ㆍSC 등 7개 은행이 소형은행으로 분류됐다.
금융위는 분류 체계 개편에 따라 온렌딩(간접대출) 한도 배분, 신ㆍ기보 출연료 인센티브 등 각종 기술금융 유인책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평가위원회도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평가위원회는 기술금융 평가를 최종 검증하고 확정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금융위는 은행들이 자체 기술평가 역량을 늘림에 따라 외부 기술평가기관(TCB)에 의존하지 않고 대출하는 기술금융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가 은행들을 상대로 자체 기술금융 평가역량을 심의한 결과 산업ㆍ기업ㆍ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이 1단계(레벨1) 진입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들은 기술보증기금 등 외부 TCB에 수수료를 내고 기술금융 평가서를 발급받고 있다.
1단계에 진입한 6개 은행은 3월부터 자체 기술금융평가를 예비로 할 수 있게 되며, 차후 평가인력 확보와 평가시스템 구축 요건을 갖추면 실시 단계가 상향 조정된다.
2단계를 확보하면 직전 반기 TCB 평가서 기반 대출의 20%를 자체 평가서 기반으로 대출할 수 있으며, 3단계는 이 비율이 50%로, 4단계는 비율 제한이 사라진다.
금융위는 6개 은행이 올해 하반기 중 2단계 평가기관으로 진입하면 이들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신용대출을 자체 평가에 기반해 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상대로 실시한 작년 하반기 기술금융 실적평가에서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하반기 기술금융 실적을 평가한 결과 신한은행이 40점 만점에 33.12점을 받아 상반기 국민은행에 뺏겼던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위 자리에는 27.28점을 받은 KEB하나은행이 올라섰다.
KEB하나은행은 기술신용대출 규모 면에서는 국민은행에 밀렸지만 신용대출 비중과 기술금융 투자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방은행 1위는 세 차례 연속 부산은행이 자리를 지켰고, 2위는 경남은행이 차지했다.
상위 1ㆍ2위 은행에는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출연료를 3∼15% 감면받는 혜택이 주어진다.
일반은행 1위 은행은 반기당 출연료 약 90억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지방은행 1위 은행은 반기당 약 7억원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