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안녕하세요? 긴 설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경기도청과 경기남부지역을 맡고있는 헤럴드경제 박정규 기자입니다. 20년 넘게 기자생활을 했지만 이런 문체로 기사를 쓰기는 처음이네요.
‘경기도 더부살이’라는 문패기사에 걸맞는 아이템을 찾다가 이번주에 ’창조경제’라는 주제로 한번 써보기로 했어요. ‘창조경제’ 이 말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엄청 홍보했죠. 요즘 초등생도 안다는 바로 창조경제입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 창조경제를 제대로 해낸 지자체가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 광명시의 창조경제. 즉 양기대 광명시장의 창조경제를 소개해 볼까해요. 진짜 창조경제가 뭔지 샘플로 알수 있을 것 같네요.
‘위대한 한국인 100인 대상 수상(2015년 12월)’, ‘2016 한국의 가장 영향력있는 CEO 수상(2016년 1월)’. 양기대 광명시장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창조경제를 일궈낸 1등시장으로 꼽히죠? 바로 광명동굴 때문입니다.
제가 광명동굴을 가봤어요. 저녁 6시여서 밖은 어두웠지만 광명동굴 안은 휘황찬란했어요. 황금을 캐낸 역사를 가진 광명동굴은 동굴 곳곳에 사실 황금을 입혔어요. 진짜 황금은 아니구요. 도금입니다. 캐내려고 하지마세요.
하지만 광명동굴에는 진짜로 1955년부터 1972년까지 황금 52㎏을 캤다는 기록이 있어요.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1945년까지는 기록이 없어 사실 그보다 많은 황금을 캐냈다는 추정도 가능하죠. 운좋게 진짜 황금을 발견하면 어떡하죠. 고민마세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광명동굴에는 유독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요. 중국인들이 황금색을 유별나게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동굴음악회 들어보셨어요? 연인에게 첫 사랑을 고백하거나 청혼할 때 이벤트 고민되시죠. 동굴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청혼하면 아주 이색적일 것같네요. 동굴 속에 반지를 숨겨놓고 애인에게 깜짝 청혼하면 어떨까요. 드라마틱하죠. 이 모든 게 가능한 곳이 판타스틱한 광명동굴이예요. 광명동굴의 용 조형물 이름은 ‘동굴의 제왕’이예요. 골룸도 있어요.
폐광을 ‘황금동굴’로 바꿔 기적을 이뤄낸 양기대 시장은 한국의 ‘마이더스 시장’으로 불리기도하죠. 모든 시장이 꿈꾸는 ‘칭호’이기도 합니다. 광명동굴은 관광 불모지였던 수도권 위성도시 광명시의 패러다임을 ‘확’ 바꿨습니다. 요즘 정부나 지자체마다 ‘일자리 일자리’ 외치고 있는데 일자리 200개가 생겨났어요. 광명동굴이 개장되면서 없던 일자리가 생겨난거죠. 양 시장은 한국의 대표적 창조경제 역사를 써낸 시장으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시장 목숨을 내놓고 때로는 반대파(?)들과 싸워가면서 악전고투도 했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트집잡고 공격하는게 인생사에다 정치바닥 속성이잖아요.
원래 이 폐광은 인천 소래포구 어민들이 한통 당 1만원을 내고 새우젓 저장고로 이용했던 곳이예요. 당연히 비린내가 진동했죠.
2010년 광명시장에 출마한 양시장은 ‘가학광산(광명동굴)’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웠어요. 시장에 당선된 후 한달여만에 폐광을 방문한 양 시장은 지릿한 새우젓 비린내가 진동하는 폐광에 노란색 비옷에 헬멧을 쓰고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었죠. 그는 한동안 폐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고민이 많았겠죠. 실패하면 시장직은 날아간다고 봐도 무방하죠.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놔야 하는데 대충 하는 척하고 시장임기를 채우라”는 주위의 조언도 사실 머릿 속을 맴돌았다고 고백했어요. 하지만 그는 이 무모한 도전에 ‘올인’하기로 결단을 내렸어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발표했을 때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폐광에서 가장 넓은 동공에서 지하로 통하는 바닥은 물에 잠겨있었어요. 엎드려 기어가야만 할 곳은 무수하게 많았죠.
양 시장이 폐광을 관광동굴로 바꿔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아이디어에 모두들 놀랐죠. 사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이구동성이었어요. 하지만 폐광을 기적으로 만드는 디테일한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기자출신은 다르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왔어요. 참 양기대 시장은 동아일보 기자출신이예요.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놔야하는 절대절명의 순간에 그는 망설임없이 예산을 세워 43억원을 주고 광명동굴을 사들였어요. 광명동굴 현 시세 궁금하시죠?. 양 시장이 잇따른 성공신화를 써내면서 매입가격의 100배 이상 치솟았다는 평가를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요. 이정도면 부동산 재테크 안목이 있다고 봐야죠.
그뿐만이 아니죠.
양 시장은 2015년 4월 광명동굴을 유료관람으로 전환했어요. 공짜로 동굴보게 하다가 돈 내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썰렁한게 정답인데, 아니었어요.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 하루 2만1000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어요. 지난해 남경필 경기지사가 시행한 ‘창조경제 오디션 시즌2’ 심사에서 광명동굴이 대상을 받았어요. 양 시장이 라스베이거스 도박판에 가지않고도 무려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받는 ‘잭팟’을 터트렸죠. 그는 이 돈으로 광명동굴을 글로벌 동굴로 바꿀 계획을 가지고있어요.
광명동굴은 설날인 지난 8일 유료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어요. 지난해 4월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한지 10개월만입니다. 이젠 월평균 10만명씩 꾸준히 찾은 황금동굴이 됐어요.
통계를 보니 올 들어 1월 한 달 동안 7만여명이 광명동굴을 찾았어요. 설 연휴 기간인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2만여명이 방문했죠. 광명시는 잔칫집 분위기입니다. 외국인 단체관광객도 공식 집계가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12월까지 1만1373명이 다녀갔죠. 광명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만명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만하면 창조경제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양기대 시장은 올해는 관람객 150만명 이상 유치, 시 수입 100억원 돌파, 일자리 창출 300개를 목표로 잡았어요. 신빙성이 높은 수치입니다.
양 시장은 광명동굴을 국내ㆍ외에 알리기 위해 기막힌 전시회를 계획했어요. 오는 4월 16일부터 9월 4일까지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이자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복제품) 전시회’를 광명동굴에서 개최합니다.
라스코동굴벽화는 1940년 3명의 젊은이가 프랑스 도르도뉴 몽티냐크 근처 베제르 계곡에서 처음 발견한 이래 지금까지 발견된 선사시대 예술품 중 가장 뛰어난 채석벽화로 알려져 있죠.
관람객들이 가악산 중턱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오를 수 있도록 소하동 제3주차장에서 동굴입구까지 2.5㎞를 운행하는 코끼리차(아이샤)도 오는 4월부터 2대 증편해 모두 5대가 운행합니다.
이만하면 폐광으로 기적을 만들어낸 양기대 시장의 창조경제가 한국의 대표적 창조경제로 뽑힐만하죠?
동굴레스토랑에서 양기대 시장은 저에게 “보물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함께 죽을 힘을 다했을 뿐”이라고 겸손한 말을 아끼지 않았어요. 한국의 시장님. 창조경제 비슷한 모형물 만들지 말고요. 제대로 된 창조경제 좀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 안드세요?
박정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