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정 전 총장에 특가법상 뇌물 대신 단순뇌물죄 적용 정 전 총장 뇌물 인정액 줄어들어 징역 10년→4년 감경 해군 장교 출신 장남 정모 씨는 집유로 석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TX그룹 계열사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정옥근(64ㆍ사진) 전 해군참모총장이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가 인정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부장 이승련)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총장의 혐의를 단순뇌물죄로 변경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서 정 전 총장은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STX그룹 계열사에 압력을 행사하고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으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STX 계열사를 압박해 직무와 관련된 뇌물을 받은 사실은 명백하지만 정 전 총장이 7억7000만원 전부를 수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1심에선 정 전 총장의 장남이 아버지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세운 회사를 사실상 정 전 총장의 회사로 간주하고, 이 회사가 STX로부터 받은 후원금 7억7000만원 전액을 뇌물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 전 총장이 회사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없는데다 정 전 총장 아들의 회사 지분은 33%에 불과하고, 주요 지분을 가진 다른 주주들도 존재했던 점으로 미뤄 이 회사를 정 전 총장의 1인 회사가 아닌 실체가 있는 법인”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STX가 건넨 뇌물 역시 정 전 총장 외 나머지 주주들에게도 이득이 된 것으로 보고 7억7000만원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그 이득액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특가법상 뇌물죄가 아닌 단순뇌물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국방예산의 공정한 집행에 큰 타격을 줘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뇌물 인정금액이 줄어든 점을 참작해 대폭 형량을 감경했다. 1심이 선고했던 벌금 4억원과 추징금 4억4500만원도 모두 파기했다.
정 전 총장이 2008년 해군복지근무지원단 집무실에서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예비역 준장 이모(63) 씨에게 해군 차기 호위함의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1억원 수수를 약속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과 1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집무실에서 범행목적을 설명하고 수수를 약속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약속된 돈이 전달되지 않았음에도 정 전 총장이 재차 약속이행을 요구한 정황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 전 총장은 해군정보함에 탑재할 통신ㆍ전자정보 수집장비의 납품을 성사시켜 주고 관련업체로부터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도 받았지만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결했다. 오히려 재판부는 이씨가 중간에서 배달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1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8500만원을 선고받았던 정 전 총장의 아들 정모(38)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이날 석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