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이 기습적으로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지 한달이 됐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거북이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추가 도발을 예고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5일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 간 공식 문안이 오고 가지 않은 채 협의만 계속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가 초기단계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음을 밝혔다. 원인은 미국과 중국의 견해 차 때문이다. ‘뼈아픈 제재’를 강조한 미국과 ‘제재가 목적이 돼선 안된다’는 중국의 입장은 여전하단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지난달 6일 북한 핵실험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발빠르게 움직인 것과는 너무도 다른 양상이다. 당초 안보리는 거듭된 제재와 경고에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 만큼 1월 안에 신속히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안보리 논의는 이미 역대 최장 기록(3차 핵실험 당시 23일 경과)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 2일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북한을 방문해 2박3일 동안 리수용 북한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양국간 관계 등을 놓고 회담했다. 우 대표는 귀국길에서 “해야할 말은 했다”면서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해 북한의 핵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중국 외교부 역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과 관련해선 “우리도 제지할 수 없다”고 밝혀 사실상 북한이 중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핵 보유국 지위’를 얻기 위한 김정은식 ‘마이웨이’에 중국도 예외가 아님을 방증한다. 앞선 김정일 통치 시대엔 핵이 하나의 협상 수단이었지만, ‘핵ㆍ경제 병진 노선’을 천명한 김정은 통치 시대에는 핵 자체가 목적이 됐단 것이다. 북한은 일단 핵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평화협정 체결을 일거에 추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이처럼 고집불통이지만 중국이 태도를 바꿔 그간 국제사회가 요구해온 ‘역할론’에 호응해 대북 원유공급 중단 같은 고강도제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 핵실험이 6자회담이 중단되고 제재를 강조한데 따른 것이라며 “6자 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해야한다”고 강조, 여전히 제재보단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답답한 상황이지만 우리 정부의 외교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100개 국가와 11개의 국제ㆍ지역기구 및 협의체의 대북 규탄을 이끌어낸 외교부는 이날도 윤병세 장관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주한대사를 만나 북핵 및 장거리 미사일 관련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안보리 논의를 보완해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높일 양자제재 방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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