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브라질 전역을 뒤덮은 가운데, 소두증을 낳은 여성들이 남성에게 버림받는 비극적인 일이 속출하고 있다.
행사 기획 일을 하며 세 아이를 키우는 브라질 여성 카를라 시우바(32)는 최근 남편과 헤어졌다. 병원에 입원 중인 막내딸이 소두증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딸의 머리 둘레는 28㎝밖에 안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머리 둘레가 32㎝ 이하인 상태로 태어나면 소두증으로 간주한다. 정상아의 머리 둘레는 34∼37㎝다.
카를라는 “남편은 딸이 그런 모습으로 태어난 것이 나 때문이라고 했다. 내게 문제가 있어서 딸이 그런 병을 갖고 태어났다고 탓했다”고 말했다.
카를라는 브라질에서 소두증 의심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된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의 주도(州都) 헤시피에 산다.
페르남부쿠 주 내륙지역인 오우리쿠리 지역에서 2개월 전에 태어난 라일라 소피아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 소피아의 엄마는 임신 상태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피아의 할머니 이라니우다 시우바(45)는 “딸은 원치 않는 임신을 했다. 딸이 임신 6개월쯤 됐을 때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알게 됐고, 남자친구는 딸을 버렸다”고 말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Zika)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페르남부쿠 주에서 소두증 때문에 버림받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의료진들의 말을 인용, “정확한 숫자가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여성이 소두증 증세를 보이는 아이 때문에 배우자로부터 버림받는 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커질수록 버림받는 여성이 늘어날 것이며, 특히 무분별한 성관계로 임신하고 출산한 젊은 여성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30일까지 소두증 의심사례로 보고된 신생아가 4783명이며, 이 가운데 404명이 소두증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