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예산 입장 재표명 지방교육청 예산편성 압박 원샷법 여야 합의 불구 다른 정치사안과 연계 처리지연 7일까지 처리 안되면 자동폐기 정부 “직권상정통해 신속통과를”
정부가 1일 경제관련 법안의 국회처리를 촉구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인 것은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법안 처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교육청과 갈등을 빚으면서 부분적으로 ‘보육대란’이 현실화해 3~5세 유아를 둔 부모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해 지방교육청의 예산편성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여야의 의견접근이 이뤄진 일부 경제관련 법안이 선거구 획정이나 북한인권법 등 다른 정치적 사안과 연계돼 처리가 지연되는 데 애를 태우고 있다. 오는 7일 끝나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ㆍ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모든 개혁은 법으로 완성된다”면서 “어떤 개혁도 제때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과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마음껏 일한 후 결과로 평가받도록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구조개혁을 완성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해 청년들과 아이들, 기업들에게 희망을 주자고 호소했다.
실제 우리경제는 새해초부터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한치 앞으로 내다보기 힘든 국면으로 휩쓸려들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진과 저유가, 신흥국 위기, 예상보다 더딘 미국의 경제회복세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러차례 붕괴 일보직전까지 갔다.
지난해 2.6% 성장에 이어 올해에도 2%대 성장에 머물며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와 같은 경제정책으로는 성장과 고용을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경제개혁이 필수적이며, 이를 지원하는 법안의 통과가 시급한 상태다.
정부는 수출부진 등으로 부실화된 주력업종의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및 인수ㆍ합병(M&A) 등을 일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파견근로자의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담은 파견근로법 등 노동관련 4개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원샷법의 경우 이미 여야가 이견을 좁혀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인권법과 연계해 통과시키려 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정부는 다른 법안과의 연계를 철회하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관계법의 경우 정부는 당초 추진했던 기간제법을 제외하고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파견근로법 등 4개의 통과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들 법안들이 폐기되면 신규 일자리 15만개도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과 노동계에선 파견근로자의 사용범위를 확대할 경우 근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노동개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 탈퇴를 선언하고 총파업으로 맞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도 정부와 지방교육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정부 예산지원 등으로 지방의 재정여건이 개선됐음에도 지방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방교육청은 누리과정은 중앙정부의 책임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부의 이번 대국민 담화로 이러한 근본적인 입장차이가 좁혀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히려 정부ㆍ여당과 야권 및 노동계, 중앙정부와 지방교육청의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여론전 못지 않게 진지한 협상이 필요한 셈이다.
이해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