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증시가 각종 글로벌 위기에 꼼짝없이 포위됐다. 코스피 지수의 향배를 두고도 상승 예측과 하락 예측이 엇갈린다. 상승을 예측하는 근거 100개가 제시되면, 같은 수의 하락 예측 근거가 나와 반박되는 상태다.

“코스피 저점. 이제 오른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 것이란 예측은 주로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뒷받침 된다. 곧잘 청산가치로도 표현되는 코스피 지수의 PBR은 최근 1.00대로 급락했다.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1840을 기록한 날 코스피 지수의 PBR은 1.03배를 기록했다. 코스피 PBR이 1.03배이란 의미를 쉽게 풀어 설명하면 코스피에 상장된 모든 회사가 당장 오늘 망해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치울 경우 주주들은 거의 손실없이 자금을 회수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 지수 PBR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밖에 없다. 현재 한국 증시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냐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PBR을 기준으로 본다면 저평가 국면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증권은 “글로벌 증시 급락과 함께 국내 증시도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은 이미 지수에 선반영돼 있다”며 “코스피 지수의 PBR이 1이란 것은 리먼사태 이후 최저”라고 밝혔다.

최진혁 SK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PBR이 2009년 3월 이후 6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거나 실질적인 경기 후퇴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추가로 증시가 하락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 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미 연준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 29일 예정된 일본은행(BOJ)를 시작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추가 완화정책 시행 의지가 재차 확인될 경우, 국내에서도 금리인하 기대가 강화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도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란 주요 근거로 원용된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양적완화 발표 다음날인 지난 22일 코스피 지수가 2% 오르기도 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ECB의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커졌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날 것”이라 내다봤다.

“추가 하락 가능성”= 코스피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측하는 근거도 다수다. 우선 실적 전망이 우울하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치를 낸 상장업체 18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0조501억원이다. 이는 한달 전 추정치인 31조25억원보다 3.07%나 줄어든 수준이다.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 추정치도 한달 전보다 각각 1.55%, 3.77% 줄었다. 주가 등락이 결국에는 실적으로 수렴한다면 실적 악화 가능성은 지수 하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여전하다. 지난 12월 2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38일째 이어졌다. 전날 외인이 순매수로 전환됐지만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기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란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외국인이 지난 한달여 간 한국 증시에서 팔아치운 주식 금액은 6조4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 비중도 28% 안팎으로 급전직하 상태다.

중국 증시 불안감도 여전하다.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반복되면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지선이었던 작년 8월 저점 2850이 깨져 앞으로 상황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하 지밍 부회장도 “중국의 펀더멘털과 자본유출의 방향을 비교하면 현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연말까지 중국 지수가 30%가량 하락한 26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PBR에 대한 신뢰도 논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장 중 기록한 코스피 1830포인트가 당분간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다.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