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반등세를 보였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분기 만에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2014년 3분기 바닥을 찍은 이후 그리던 ‘V자 반등’도 마무리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회복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S)부문 실적이 꺾이면서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전분기에 힘을 보탰던 환율효과도 사라진 것도 한몫했다. 다만 DS 부품단가 하락과 중저가 스마트폰 확대 등 악조건 속에서도 연간 매출 200조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측은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아 삼성전자가 힘겨운 고비를 넘어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새 스마트폰 ‘갤럭시S7’ 출시와 신흥시장 판매 확대 여부가 실적 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춤한 반도체 … 1분기 초격차기술로 우위 선점= 4분기 실적이 주춤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그동안 전체 이익의 60%를 도맡았던 DS부진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3조6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4분기에는 3조원에 턱걸이하지도 못한채 2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D램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 등 판매가 둔화돼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가격 하락을 더 부추겼기 때문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작년 초 개당 3.6달러에서 연말에는 1.87달러로 반토막 났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으로 D램값 하락 폭이 예상보다 빨랐고, 애플이 올 1분기 수요 부진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빡빡하게 가져간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LSI 사업은 시스템온칩(SoC) 제품 등 성수기 효과는 둔화됐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14나노 공급 증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비중 확대, 10나노급 공정 개발 등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낸드는 3세대 V낸드 비중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스템LSI도 모바일 수요 둔화가우려되지만 2세대 14나노 공정 양산,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디스플레이(DP)사업부도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 4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과 TV 패널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이에 지난해 3분기(9300억원)의 3분의 1가량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과 거래처 다변화에 주력하면서 중장기 성장동력인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의 기술수준 향상과 생산성 증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선방한 IM…갤럭시 S7 실적 회복 관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했다. IM부문은 4분기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2조 2300억원을 냈다. 3분기에 매출 26조6100억원,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각각 6%, 7%대 감소한 셈이다. 시장전망치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을 2조원 가량으로 추정했지만 이를 10% 가량 웃돈 수치다.

IM부문 영업이익은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량 소폭 감소와 계절성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 휴대전화 판매량은 9700만대다. 전체 휴대폰 중 스마트폰의 비중은 80%대 중반 수준이다. 태블릿은 갤럭시 탭 A와 탭S2 등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과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시장의 성장률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IT 수요약세로 지난해 수준 실적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부품사업의 전략제품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시설투자로 총 25조 5000억원을 집행했다. 이중 반도체 부문에 14조 7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에 4조 7000억원이 투입됐다. 삼성전자는 2016년 시설투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다양한 투자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2만원의 현금배당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1조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올해 1월 12일자로 1회차 분인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124만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4조 2500억원에 달한다

한편, 25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실적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48조 2775억원, 영업이익 5조 7536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