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다시 국회선진화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해 선거구획정안과 쟁점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을 들어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의 개정 및 폐기를 추진하고 나섰다.

권성동 의원(사진)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 22명은 11일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서 규정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과 쟁점법안의 본회의 상정 요건을 완화ㆍ수정한 것이다.

도마 위에 오른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 직권 상정과 다수당의 날치기를 통한 법안 처리를 불가능하도록 지난 2012년 5월 2일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한 것이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의 경우나 여야의 합의시에만 가능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했다. 또 상임위원회에서 통과가 안 되는 쟁점 법안은 ‘안건 신속처리제도’를 통해 본회의에 올리도록 했는데, 해당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 또는 전체 국회의원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요건으로 해 사실상 다수당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 골자였다.

이번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직권상정) 요권에 국가비상사태와 여야 합의 이외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이 안건은 심사기간이 경과한 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서 다른 안건에 우선하여 표결하도록 했다.

또 법제사법위원회가 신속처리대상안건에 대한 체계ㆍ자구심사를 15일 이내에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다음 날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보고, 신속처리대상안건이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보는 날부터 7일 이내에 본회의에 상정되어야 하도록 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현행 국회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과 재적의원 또는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을 요하는 안건신속처리제로 인해 국회의 최종적 의사 결정을 헌법이 정한 ‘다수결의 원칙’이 아닌 가중다수결에 의해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헌법상 일반 다수결 원칙, 의회주의 원리 등 헌법정신에 반하고, 표결 및 심의권이 보장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 폐기를 당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 족쇄 때문에 민생경제 법안들이 대거 좌초되고, 정치권은 지탄의 대상이 됐다”며 “국회선진화법은 민주주의 원칙에 철저히 위배되며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도록 만드는 소수 특혜법으로 19대 국회에서 폐기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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