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울산) 기자] 고래생태체험관을 운영하는 울산의 한 지자체가 돌고래 폐사사실을 숨기고 일본에서 추가로 2마리를 들여오려던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곳은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이 곳에서는 약 4개월 전 수족관에서 돌고래 1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남구와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고래생태체험관 수족관에 사는 돌고래 4마리 가운데 수컷 1마리가 지난해 8월30일 패혈증으로 죽었다. 이 돌고래는 다른 수컷과 서열다툼을 하다가 다쳐 약 1개월 동안 치료받다가 죽었다고 공단 측은 해명했다.

다롱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돌고래는 몸길이 2.7m, 230kg의 11세 수컷으로, 같은 사육장에 합사한 다른 수컷과 몸싸움을 하다가 다쳐 1개월 동안 격리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폐사했다. 돌고래는 등지느러미에 외상을 입은 뒤 면역저하에 이은 세균감염 증상을 겪어 항생제 및 지혈제 처방을 했지만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 저하에 이은 패혈증으로 죽었다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당시 공단은 가로 16m, 세로 12m, 수심 5m의 풀에 수컷 2마리, 암컷 2마리를 합사해 키웠고 번식기 등 싸움이 잦아지는 시기에도 도망갈 곳 없는 좁은 풀에 함께 키우다보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공단 측은 최근까지도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겨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의 동물학대 주장을 우려한 나머지 폐사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돌고래 2마리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을 추진해왔다. 공단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다이지(太地)에서 수컷 큰돌고래 2마리를 올 상반기에 들여올 계획이다. 돌고래를 구입하고 항공으로 수송하는 비용은 약 2억원으로, 사업비까지 확보한 상태다.

공단은 돌고래 2마리를 추가로 들여오면 3마리로 늘어나는 수컷은 수족관에서, 기존 암컷 2마리는 보조풀장에서 각각 사육할 예정이다. 수족관은 관람과 돌고래쇼 위주로, 보조풀장은 돌고래를 만지는 등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공단이 돌고래 추가 매입을 추진하자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돌고래 학살지로 악명이 높은 일본 다이지에서 돌고래를 들여오는 것은 공공기관이 돌고래 학살을 돕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란 주장도 나왔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매일 수백㎞를 헤엄치는 돌고래를 가둬놓고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은 잔인한 행정이다”면서 “돌고래 추가 수입 계획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