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김기훈ㆍ장필수 기자] 인연은 묘하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40년 지기. 서로의 가정사까지 꿰고 있다. 한때는 당도 함께였다. 그런 둘이 정적으로 조우했다. 그것도 정치인생을 내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다. 대구에서 부활을 꿈꾸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적의 심장부에서 3수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여야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이 대한민국 보수의 상징, 대구 수성구에서 맞붙는다.
헤럴드경제는 지난해말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공통 질문을 바탕으로 이를 재구성했다. 40년 지기 정적의 가상 대담이다.
(①에 이어…)
- 대구 여론에선 유승민 의원의 거취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유 의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문수 = 유 의원을 좋게 생각한다. 비리나 부정을 저지른 것도 아니다. 다만, 원내대표를 하면서 대통령의 권한까지 뺏어가려 하니 그건 잘못됐다고 본다. 대통령과 좀 더 소통이 됐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대통령과 당이 안 맞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대통령을 국민이 뽑았는데 대통령도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 대표 시절에 비서실장도 맡았었다. 좀 더 잘됐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김부겸 = 박 대통령의 영지이자 보수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구 출신의 정치인, 유 의원의 연설에서 가장 개혁적인 목소리가 터졌다. 그런데 갑자기 청와대에서 유 의원을 찍어 내렸다. 이어 ‘진박(眞朴)ㆍ가박(假朴)론’이 나오면서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물갈이 공천 대상 지역이 됐다. 하지만, 대구 시민이 유 의원을 싸늘하게 보는 건 ‘정치를 잘못했다’가 아니라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것뿐이다. 유 의원이 살아남아 새누리당에서 훌륭한 리더로 컸으면 하는 바람이다.
- 총선을 앞두고 여야 구도가 복잡하다. 쟁점법안 처리나 안철수 의원 탈당 등 변수가 많다. 상대 당의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김부겸 = 새누리당의 기세가 두렵다. 본래 일반적인 선거전략이라면 엄살을 부리는 게 정상이지만, 오히려 새누리당은 위세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선거를 앞두고 펼치는 교묘한 심리전이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도층에게 ‘이미 게임은 끝났다. 우리 편에 서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김문수 =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60%의 의석을 보유해야만 법이 통과한다. 야당이 계속 박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래서야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4대 개혁을 야당 때문에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석을 60%로 만들어줘야 한다.
- 새누리당은 친박ㆍ비박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주류ㆍ비주류로 시끄럽다. 당내 계파갈등을 어떻게 보는가?
▶김문수 = 언론에서 나에게 친박인지 비박인지 묻는다. 지금 새누리당에 친박, 비박이 어디에 있는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쳐서 위기를 극복해야지 친박, 비박으로 싸울 필요가 없다. 여의도에선 친박, 비박, 신박을 만들지 몰라도 지금 친박, 비박으로 나누는 건 맞지 않다. 새누리당 뿐 아니라 야당도 경제를 살리는 데에는 함께 밀어줘야 한다. 대통령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면 야당도 지지율이 올라간다. 야당도 손해가 아니다.
▶김부겸 = 야당은 무조건 단결해야 한다. 분열은 ‘당이야 어떻든 난 상관없다’는 태도 아니고선 할 수 없는 일이다. 내적 통합과 외적 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총선, 대선 모두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지 않나. 게다가 정치는 기본적으로 선악의 개념이 아니다. 공공의 가치가 아닌 개인의 야심을 위해 싸우면 깡패들의 영역 다툼과 다를 게 없다. 당내 싸움에서 이겨봐야 국민의 마음에선 멀어져 갈 뿐이다.
(③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