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이연주 인턴기자]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인 고(故) 지아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ㆍ1946~1997)의 미국 맨션이 ‘백만장자들의 낙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 해변에 위치한 카사 카수아리나 빌라(The Villa Casa Casuarina)가 그곳이다. 베르사체의 ‘본능적 화려함’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 호화 빌라는 648평 부지에 침실 10개, 욕실 11개, 벽난로 6개, 슈퍼카 12대를 주차할 수 있는 차고와 화려한 수영장으로 꾸며진 초 고급 빌라다.
베르사체의 사망후 매물로 나온 이집을 두고 당초에는 미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장남 에릭 트럼프가 눈독을 들였지만 결국 50만달러 차이로 청바지 브랜드인 조다쉬의 공동창업주이자 부동산 투자자인 조세트 나카쉬 손에 넘어가게 된다. 나카쉬가 사들인 금액은 4150만달러(492억원)였다.
하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최근 미국의 톱 스타들이 가장 애용하는 파티장소이기 때문이다. 거물급 스타들이 빌라를 통째로 빌려 파티장소로 활용한다.
지난달에는 미국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가 이틀밤에 50만달러(6000만원)를 내고 연말 유희를 즐겼다. 2014년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부부인 제이지와 비욘세가 통째로 맨션을 빌려 신년파티를 열기도 했다.
세계적인 부호들과 스타들이 이곳을 탐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맨션에 베르사체의 마지막 자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베르사체는 1997년 이 저택에서 연쇄살인범 앤드류 커내넌 (Andrew Cunanan)에게 살해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곳에 머문 지 5년째 되던 해 일이다.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비극적인 배경 스토리가 이곳의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92년 이 저택을 매입한 베르사체는 장식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총 개조비만 3200만달러(약 380억원)가 투입됐다. 10개의 침실 중에 디자인이 같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특히 벽과 천정은 프레스코 방식으로 손수 벽화를 그려넣어 섬세하면서도 풍성한 느낌을 준다. 또 분수대를 포함해 저택 곳곳에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놓여져 있다.
화려함의 절정은 수영장이다. 수영장과 저택을 연결하는 곳은 ‘메두사(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가 새겨진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돼 있고, 정원 한 가운데에는 베르사체 로고가 크게 박혀있다. 높이가 16m나 되는 수영장 테두리는 24캐럿의 금으로 둘러져 있다.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베르사체는 자신의 이름을 딴 ‘베르사체’라는 명품 브랜드로 세계 패션계를 호령했다. 베르사체의 디자인 철학은 ‘본능적인 화려함’으로 요약된다. 그리스ㆍ로마시대에서 비롯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예술사에 대한 깊은 통찰력으로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 때문에 ‘럭셔리한 우아함’의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와 대척점에 서면서 라이벌로 꼽히기도 했다. 유명 패션 잡지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는 “아르마니의 옷은 아내에게, 베르사체의 옷은 애인에게 어울린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베르사체는 특히 그리스ㆍ로마 신화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신화에 등장하는 ‘메두사’를 브랜드 상징으로 한 것이나 1992년 마이애미로 휴가를 왔다가 우연히 맨션 부지에 있던 ‘무릎 꿇은 아프로디테 상(像)’에 반해 일대를 사들인 것도 그 방증이다.
조세프 나카쉬는 베르사체 사망 후 이 저택을 베르사체가 살던 모습 그대로 보존해 일반인에 개방했다. 가장 저렴한 방은 하룻밤 749달러(약 90만원)다.
